메가두따 - 세계의 고전 인도편 1
깔리다사 지음, 박경숙 옮김 / 지식산업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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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두따란 구름megha의 사자(使者)duta를 뜻한다. 풍요의 신 꾸베라를 섬기는 한 약샤가 잘못을 저질러 저주로 신통력을 빼앗기고 신혼의 아내와 헤어져 1년 동안 인도 중부 라마기리 산중에 유배되는데, 이곳에서 우기를 맞아 북으로 흘러가는 구름에게 부탁하여 히말라야에 남겨둔 아내에게 소식을 전한다는 내용을 취한 서정시다. 남인도에는 '메가삼데사'라고 불리는 이본(異本)이 존재하며 양쪽 다 내용과 양은 비슷하다고 한다.

깔리다사가 젊은 시절에 쓴 이 작품은 뛰어난 관찰력과 절묘한 묘사력, 감각적인 표현으로 절찬받고 있으며, 후세 '두타 문학'의 선구이기도 하다. 국내에 소개된 책은 총 121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편 뿌르와메가와 후편 우따라메가로 나뉜다. 전편에서는 구름이 약샤의 전갈을 가지고 히말라야까지 가면서 지나갈 곳들에 대해 그리고, 후편은 히말라야 집과 그곳에 있을 아내의 모습과 마음에 대한 묘사가 중심이 된다.

시, 그것도 서정시를 다른 나라 말로 옮겼으니 감정적으로 와닿기는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게 읽기에는 '샤꾼딸라' 쪽이 훨씬 좋다. 특히 시 곳곳에 나오는 표현이며 인도 풍습에 관해 친절하게 주석을 달았고, 맨 뒤에 관계된 여러 신화를 짧게 정리하여 시로 읽고 문학적 감동을 받기보다는 인도 신화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길잡이로 이용하기에 더 좋아보인다. 그러나 어느 정도 바탕 지식을 갖추고 주석까지 꼼꼼히 읽은 다음 두 번, 세 번 읽자 새삼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여전히, 외국의 서정시를 우리말로 옮겼을 때 과연 그 묘미가 전해질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은 남아있지만......

덧붙임. 깔리다사가 쓴 것이 확실시되는 작품은 <메가두따>와 <샤꾼딸라> 외에 다섯 편의 작품이 더 있다. 서사시로는 라구 왕가의 역사를 노래한 <라구왕샤>, 전쟁의 신인 스깐다의 탄생을 읖은 <꾸마라삼바와> 두 편, 희곡으로는 뿌루라와스 왕과 요정 우르와쉬의 사랑을 그린 <위끄라모르와쉬야(깔리다사를 이야기하며 언급한 작품)>, 아그니미뜨라 왕과 아름다운 여인 말라위까의 사랑을 그린 <말라위까아그니미뜨라> 두 편, 그리고 서정시로 계절을 노래한 <르뚜상하라>까지다. (모두 메가두따/샤꾼딸라의 발음규칙을 적용. 원문병기는 생략) 2년 전에 두 권을 낸 것을 끝으로 '세계의 고전'이라는 시리즈도 이어지지 않고 있는 이상 다른 작품이 소개될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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