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니소스 - 신화전기시리즈1
앤드루 달비 지음, 박윤정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신화 전기'라는 시리즈명과 마침 그리스 신 중에 제일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디오니소스를 다루었다는 점 때문에 읽어봤다. 일리아드, 오딧세이, 신통기와 변신, 그리고 여러 희곡에 나온 디오니소스의 모습을 두루 엮어 진짜 살았던 사람의 전기처럼 엮은 책.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이지 12000짜리 양장본으로 만들 내용은 아니다.

한 가지나마 명확한 장점이 있으니 조금만 소박하게 냈어도 평가가 높아졌을 것을... 그래도 양장본이라야 좀 팔린다고들 하니 한숨만 나올 뿐. 어쨌든 그 명확한 장점이란 이거다. "신화에 정본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책이라는 점.

당연한 진리임에도 신화학(신화읽기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까?)이 아니라 '인도 신화', '중국 신화' 하는 식으로 엮어내는 신화책만 주로 접했을 경우에는 놓치기 쉬운 사실. 아니 이 나라 교육의 '정답 강박증'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단군신화 중에도 다들 아는 삼국유사본과 다른 줄거리가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알려져 있지 않은지. 그리스 신화처럼 이미 한 번 죽었던 문화라서 채록이 불가능하고 문헌으로밖에 알아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는데도 한 신의 탄생이나 업적에 관한 일화가 이만큼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 한 가지 장점에 비해 아쉬움은 너무 많다. 내용은 싱겁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조금만 깊게 읽어본 사람이라면 새로 얻을 사실이 거의 없다. 신화학적인 해석을 원했다면 더더욱 들인 돈과 시간이 아까울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책 형식의 신화서적만 몇 권 읽어본 독자라면 이 책의 접근방식이 유효할 수도 있겠다. 자료 출처를 명확히 밝혀놓은 것도 깊이 면에 대한 보강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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