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 신드롬 - 2022 프랑스 앵코륍티블상 대상 수상작 반올림 59
마리 바레이유 지음,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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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신드롬' 이라니..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4쿼터(충격, 부정-하프타임분노, 타협, 수용)로 나누어진 각 장은 주인공 레아의 심리를 따라 나누어져 있다.
농구소녀? 레아가 '마르팡증후군'이라는 낯선 병명과 맞딱드리며 수용하기까지 쉴새없이 이어지는 불행?은 16세 레아가 감당하기에 너무나 스펙타클하게 펼쳐지다가 4쿼터의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다.
레아 가족에게 닥친 아빠의 갑작스런 죽음부터 유전적요인에 의한 마르팡 증후군, 농구가 삶의 전부로 알고 살았던 레아가 농구를 중단해야만 하는 것, 또 다른 차원의 안토니를 만나고 위로받게 되면서 레아가 인생에 대해 처음으로 깨닫게 되는 것들을 스파게티 신드롬으로 풀어 이야기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스파게티 면이 상자속 스파게티처럼 일직선 평행선 일땐 맛도 없고 재미도 없다. 면이 익으면서 섞이고 구부러져 만나고 뒤엉켜 변화되는 것이 인생이다?라는 일명 스파게티 철학을.. 아빠와의 볼로냐 스파게티와의 추억을 소환하고 할머니의 따뜻한 정감과 사랑으로 불러들인다.

인생에 어떤 불청객이 끼어들지 다 알지 못하면서 우린 너무 많이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와 이분법적으로 맞고 틀리는 것에 목숨걸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불안하고 불신하고 또 무한 경쟁하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기 어려운 시대로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들이 이 책을 많이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또 여기서 어쩐지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프랑스의 학교를 들여다본 것 같았다. 우리나라도 큰 충격, 상실과 슬픔을 고스란히 개인 혼자서 감당하는 사회가 아니라 가족과 학교의 역활이 충분히 이루어지면서 상담등의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고 전문적으로 병행되는 위기관리시스템이 잘 작동되어 지는 그런 사회가 되길 바란다.

#바람의아이들 #스파게티신드롬 #최윤정 #꼬독단1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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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
캉탱 쥐티옹 지음, 박재연 옮김 / 바람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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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그래픽노블로 루루네 집의 하룻밤사이의 아프고 긴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변화의 시점이라고 할까? 성장의 과정이라고 할까? 모든 인간은 아픔을 겪으면서 성장한다. 특히 변화를 시도하는 찰라에 또 상처를 도려내는 찰라에..
그리고 그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수용하면서 치료가 되고 거기에 딱지가 앉고 자국을 남긴다. 더 이상 아프지않고 조금은 담담하게 마주하게 되는 일상을 작가가 아마도 자신의 경험에 따라 만든 작품인 듯 하다.
작가의 말에서..
"현실속의 공주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조용히 싸우면서도 종종 남자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누나들과 어머니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아마도~ 그런 의미로 해석했다.

공주인형 놀이를 좋아하는 루루는 동네 친구인 형 요요로부터 "게이 아니냐?"는 질타를.. 공주분장을 한 루루를 보고 유치원 샘이 엄마에게 속삭일땐 왠지 배가 아프고 불편하다. 이것은 사회로부터 거부당하는 슬픔이고 상처일 것이다.

사춘기 소녀인 카미유는 집안의 불안을 감지하면서 감정의 기복이 크고 새로운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듯 하지만 그 사랑을 믿지 못하고 대부분 휴가를 떠난 시기에 홀로 집마당에서 하는 선탠은 그런 자신에게 더 상처가 나도록 내버려두는 행동, 스스로를 벌하기 위해서 또는 불완전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일 수도 있다.

마음이 완전히 떠난 남편을 보내려는 엄마 또한 슬픔과 불안을 내보인다. 사랑하는 딸의 감정을 토닥이며 자신의 지난 사랑을 보낼 준비를 하고 딸의 감정을 알아채도 충분한 위로가 되지못하는 엄마로서.. 또 아들의 정체성을 알지만 아직 인정하기 어려운.. 그래서일까? 요요와 루루가 총싸움 놀이를 했을때 총을 압수해 두는 장면은 루루에 대한 배려로 생각되기도 했다.

또 지나간 사랑일지라도 넘 쉽게 아내와 아이들을 자신의 실수라고 말하는 남편이란 인물은 루루 요요와 텐트를 치는 장면에서도 루루의 정체성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가족들과의 식사시간도 마찬가지다. 배려가 없다는 것은 마음이 떠났다는 것을 말한다.

변화의 시점으로 137페이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각자의 모드로 정지된 시간..
가지고 놀던 공주인형을 다 물에 빠뜨리고 집으로 들어가는 루루.
각자의 방에서 상처에 아파하고 있는 카미유와 엄마.
차를 타고 새삶을 찾아 집을 떠나려는 아빠.

루루는 카미유에게 어떤 사랑도 괜찮다는 정체성에 대한 위로를 받고 카미유는 남은 세명이 늘 함께 잘 해나갈 수 있는 파이팅을 다짐하고 엄마는 웨딩드레스를 잘라 루루의 드레스를 만든다. 서로의 아픔을 인정하고 보듬는 루루, 카미유, 엄마는 다시 웃고 떠드는 일상으로 복귀한다.

책모임을 하면서 책에 실린 노래를 들으면서 해당장면 책장을 넘겨 보았다. 그래픽노블의 또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고 그시대의 사건의 뉴스가 이야기의 정서를 따라가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하루라니..
24시간은 누구에게나 다 같은 길이의 시간이 아니다.

#바람의아이들 #캉탱쥐티옹 #모든공주는자정이후에죽는다
#꼬독단10기 #박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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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나랑 달라도 너무 달라 알맹이 그림책 66
이만경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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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 낮잠, 담장에 페인트
놀기, 놀기, 놀기
아빠랑 나랑 업드려 똑같이 턱을 고이고 책을 보는 첫장부터 사랑스러운 그림들이 펼쳐진다. 연필로 쓱쓱 그린 듯한 스케치에 파랗게 칠한 책, 엄마얼굴그림, 아빠랑 아이옷 무늬에 한번 더 눈길이 간다.
피곤한 아빠와 놀고 싶어하는 아이의 실갱이..
(지금 생각하면 걍 같이 놀았으면 되는데..)
왜 놀아줘야 한다는 생각에 먼저 피곤하기부터 했을까?
비가 오니 안된다 바람불어 안된다는 아빠와
우산쓰면 되고 우비입으면 되고 슈퍼맨 아빠가 꽉 잡아주면 된다는 아이.
천둥번개는 쫌 무섭지만
기어이 밖으로 나가는 아이와 아빠.
피곤하기만 했던 아빠를 오히려 아이가 놀아주는 듯한 그림들에서 아빠표정은 조금씩 살아나고.. (그림의 색감도 입혀진다)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걍 같이 신나는 아빠랑 아이의 표정이 너무 닮아 절로 웃음이 난다.
면지에 그려진 아빠사진과 아이사진처럼..

어디에나 있을 우리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그림책에 담아주어서 간만에 지난 추억들을 소환해보고 행복했다.
그림책 속의 아빠랑 나랑 강아지처럼..

#바람의아이들
#아빠랑나랑달라도너무달라
#이만경
#꼬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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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거인 - 어린이 책을 고르는 어른들을 위하여 바깥바람 10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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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을 고르는 어른들을 위하여'란 부제가 붙은 이책은 바람의아이들 출판사의 꼬독단10기 독서모임으로 제공받은 책이다.

이제 다 큰 아이들을 두고 있는 나는 우리 아이들의 유년시절과 청소년기를 돌아보며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시절, 아이들의 책을 고르는 눈이 없으면서 무지했던 엄마로서 무작정 아이들의 독서활동만을 독려했었구나! 하는 미안함이 앞섰고 지금이라도 이런 책을 읽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서 다행이다 싶었다.

아이들 도서를 많이 읽어보지 못한 나로선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며 작가의 비판과 평론식으로 쓰여진 이 책이 처음엔 잘 들어오지 않았고, 그 중에 몇몇 책들의 소개가 눈에 들어 그 책을 찾아 읽어보라는 마음에 그 책들 제목에 빨간 딱지를 붙여가며 읽었던 거 같다.

첫장의 '아이들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동화는 아이들을 독자로 삼는 작품이니 만큼 아이들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깊은 이해와 또한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와 아이들에게 '문제'를 다룬 책 중심으로 독서를 권장하는 것에 대한 작가의 우려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두번째와 세번째 장의 '어린이 문학 속의 페미니즘'과 '흑과 백 그리고 그 사이'에서는 평등을 운운하며 대립적인 갈등구조와 이분법적인 갈라치기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동화들에 대한 작가의 따가운 일침에 공감하면서 <아빠가 길을 잃었어요>, <엄마의 마흔번째 생일>과 <일곱번째 기적>을 나의 읽기 목록에 추가했다.

네번째와 다섯번째 장에서는 번역이라는 이름으로 각색되어지고 줄여진 세계명작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삐노키오의 모험 1,2>을 읽을 목록에 담아두었다. 그리고 작가의 말대로 아이들에게 작품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주고, 대신 작품을 읽고 싶다는 '욕망'을 빼앗아 버린 지난 날이 내게도 있었다.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것' 그것이 독서교육의 시작임을 몰랐던 마음만 급했던 때가..ㅠ
그런 의미에서 부디, 젊은 엄마들이 좀 더 일찍 《슬픈 거인》을 만나기를 바란다.

#슬픈거인 #최윤정 #꼬독단 #바람의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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