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빠질 때 놓치는 것
레니아 마조르 지음, 플로랑 베귀 그림, 이보미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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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스마트폰에 빠질 때 놓치는 것>이라니.

네모난 안경을 쓰고 있는 캐릭터도 눈에 띄었지만 바로 글을 읽고 그림을 보고 싶어서 ‘몽실서평단’에서 책을 신청했다. 책장을 넘기기 전에 어떤 내용이 나올까 궁금해서 잠시 기다렸다가 추측을 해보았다. 음, 맛있는 음식이 나와도 끄떡없는 주인공? 나는 엉뚱한 생각하기를 좋아해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 친구가 옆에 있어도 안 넘어가는 상황 등을 상상했다.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가 더 이상 소재가 떠오르지 않자 드디어 책장을 넘겼다. 우와! 나의 예상보다 훨씬 더 밝은 분위기의 그림체에 대사도 나왔다. 첫 장의 <안티 스크린 특공대>를 보자마자 이 책을 고르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특공대 대장을 시작으로 캐릭터 그림과 이름을 천천히 보는 시간이 재미있었다. 시간적 여유가 조금 있다면 따라 그리고 싶은 캐릭터도 꽤 많아서 보기만 해도 흐뭇했다.

표지에 보이는 남자아이는 에밀이다. 동생 이네스가 안티 스크린 특공대에 전화를 걸어 제발 오빠가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게 해달라고 주문한다. 한 달째 오빠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동생이 얼마나 절실했길래 이런 생각을 했을까?
특공대 요원들이 적극적으로 활약을 펼쳐도 에밀은 끄떡없다. 시리얼 박스에 폭탄을 설치해도, 동물들이 소란스러운 소리를 내도 에밀은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계속 자기 갈 길만 간다. 앗! 나도 에밀과 비슷한가? 남녀노소 이런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책이 아니다. 그림책은 어린이부터 읽으면 좋은 책이지 어린이만 읽으라고 만든 책이 아니니까. 겉모양은 유머러스하고 유치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성인들에게도 일침을 가하는 이런 메시지가 가볍지만은 않다. 나도 잠깐이라도 경각심을 느끼며 스크린 타임을 줄이려 노력하고 싶다.

이야기도 그림도 다 좋았는데 글자 크기가 약간 작다고 느껴져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이건 내 생각일 뿐, 아주 훌륭한 책이고 내가 가르치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슬쩍 수업 초반에 같이 글과 그림을 보며 이야기 나누기에 적당한 책이다. 귀여운 학생들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벌써 기대된다. 좋은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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