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과 꿀
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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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단편을 엮어 만든 소설책이라 생각하고 스토리 위주로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야기보다도 공허함이나 '단절' 같은 단어들이 먼저 떠올랐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이야기의 흐름보다 그 안에 스며든 '느낌'에 더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이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북한, 고려인, 이주민 등이 이 책에 많이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총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이야기를 다양한 형태로 담아내고 있다. 


외국으로 이민 간 이주민, 북한에서 탈북한 탈북민, 고려인, 전쟁으로 인해 강제 이주해야 했던 사람들까지, 그들의 사연을 살펴보면 매우 다채롭다.


하지만 그 다채로운 이야기들 속에는 공통적으로 스며 있는 정서들이 있는데, 바로 외로움, 공허함, 그리고 상실감 같은 감정들이다.


이들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어딘지 모를 곳으로 계속해서 떠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그들이 지나쳐 가는 그 어떤 풍경도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심지어 머무는 장소조차 흑백의 무색무취처럼 느껴진다. 나를 잃어버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무'의 상태가 그들에게는 일상 그 자체였던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수수께끼 같은 상태의 삶이 지속되었을 때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되는지, 이 책은 분명히 보여준다.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감정들과는 다른, 진정한 비애와 공허, 황량함, 외로움, 슬픔과 단절과 같은 의미를 이 책을 통해 확실히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1번 이야기 - 보선


서른한 살의 보라고 불리는 보선은 어느 무역회사의 나쁜 일에 말려들어 교도소에 수감되게 되고, 풀려난 뒤에는 함께 방을 썼던 동료 재소자 '로저'의 소개로 아주 작은 도시인 캘리스라는 마을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보는 필립이란 노인으로부터 저렴한 집을 하나 렌트하게 되는데, 노인은 카로라는 이름을 가진 딸이 함께 살고 있다.


한편 부족한 렌트비를 충당하기 위해 보는 근처 카지노를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경호원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새로운 동료 해리와 함께 근무를 하게 된다.


이렇듯 보는 미국으로 이민와 교도소와 낯선 도시로 옮겨 다니며 공허한 삶을 이어나간다.



2번 이야기 - 코마로프


며칠 전 만난 젊은 남자들의 제안으로 스페인 코스타브라바의 언덕에 위치한 작은 도시에 온 54세의 주연은 30세인 미들급 복서 니콜라이 코마로프를 만나는 것이 목적이다. 


남자들이 권하는 대로, 그녀는 온몸에 도청과 녹음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치를 두르고 권투선수가 된 아들을 만나러 갈 예정이다. 주어진 시간은 단 10분이다


주연은 북한에서 태어나 현재 바르셀로나에 거주 중으로, 탈북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아들을 만날 생각에 심란하다. 왜냐하면 사실 젊은 남자들이 주장하는 권투선수 니콜라이 코마로프는 자신의 아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들과 같은 해에 태어난 또 다른 아이들 중 하나라고 직감한 그녀는 자기 자신과 그 아이를 위해 진짜 엄마를 찾을 수 있는 힌트를 몰래 건네주며 태어난 지 다섯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진짜 아들을 떠올린다.


냉전 시대에 탈북해 남한에서, 독일로, 다시 스페인으로 혈혈단신 떠돌아온 장년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이야기 속에는 깊은 외로움과 고독감이 느껴진다.



3번 이야기 -역참에게


도시오와 히로코는 도카이도를 따라 열 살쯤 된 유미라는 이름을 가진 조선인 소년을 데리고 이동 중이다. 


아이는 조선 침략의 피해자로, 갓난아이 때 조선에서 데려와 주군 자제의 책임하에 있다가 그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다시 고아가 된 아이다. 


주군 자제의 부인인 가쿠에 덕분에 조선인들에게 아이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면서 이들은 고아가 된 아이를 다시 조선으로 돌려보내 주기로 결정하게 된다.


이로써 도시오와 히로코는 조선인들과 만나기로 한 역참에 머물며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그들에게 아이를 인계하게 된다.


갓난아기 때 조선에서 일본으로 붙잡혀 온 아기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그렇게 일본에서 말과 활쏘기를 배운 아이는 또다시 누군가에 의해 일본을 떠나게 된다. 아이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렇게 계속해서 떠도는 삶을 살게 된다.



4번 이야기 - 크로머


뉴몰튼의 어느 길모퉁이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해리와 그레이스 부부는 처음에는 가십 위주의 잡지와 신문을 팔며 생계를 이어 나간다.


그러다 사람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자, 지금은 스마트폰 케이스를 파는 곳으로 바꿔 운영 중이다. 이들은 탈북해 영국 땅에 자리 잡은 부모를 둔 한인 2세 부부로 이곳에서 터를 잡고 대를 이어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때로 탈북민이라는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묵묵히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부모 세대는 세상을 떠난 뒤라 이들도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날 법도 하지만, 그들은 고립과 연대 사이를 오가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책은 일곱 편의 소설 모두 어딘가 모르게 텅 빈 공허를 떠올리게 한다. 주인공들은 마음을 기댈 곳도, 의지할 곳도 없이 계속해서 떠돌아다닌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언급하는 배경들은 그저 '배경'으로서만 존재하는 느낌이다. 이들은 왜 이곳에 왔고, 무엇을 위해 사는지 혹은 지금 상황에 이르게 된 상황들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독자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마음과 함께 연이어 물음표가 떠오른다. 왜 이들은 새로 시작할 마음을 먹지 못하는지, 어째서 뿌리를 찾아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지 도통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기 중에 떠도는 먼지처럼 떠돌다 때가 되면 또 먼지처럼 세상에서 사라지는데, 그 과정 속에는 삶에 대한 어떤 애착이나 애정도 엿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 미스터리하고 수수께끼처럼 다가온다.


스스로 만든 고립인지, 아니면 타인이나 환경에 의한 고립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들은 누구에게도 자신의 이런 상황이나 내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서서히 세상에서 지워진다.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일곱 편의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어느새 내 안에는 무미건조함과 텅 빈 마음만이 황량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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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과 꿀
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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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인은 고양이다 1 - 고양이 신의 부활 ㅣ 지구의 주인은 고양이다 1
송도수 지음, 서정 엔터테인먼트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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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인은 고양이다 1


고양이 캐릭터가 있는책은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처음에 제목보고 지구의 주인은 고양이라는 부분의 설정이 참으로 독특했다.


그림체도 귀엽고 잘 그린 것 같아서 상당히 좋은 것 같다.


내용중 햄스터버전 강태식과 치치가 싸우는 장면이 상당히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어서 좋은 것 같고 다음권도 어떤 스토리가 나오는지 상당히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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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인은 고양이다 1 - 고양이 신의 부활 ㅣ 지구의 주인은 고양이다 1
송도수 지음, 서정 엔터테인먼트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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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한강을 읽는 한 해 (주제 2 : 인간 삶의 연약함) - 전3권 - 바람이 분다, 가라 + 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내 여자의 열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ㅣ 한강을 읽는 한 해 2
한강 지음 / 알라딘 이벤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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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고통 3부작이라 불린다. 언젠가 도서관에서 읽고 충격받은 기억이 있다. 


슬쩍 숨죽이며 읽었던 기억이..두 번째로 읽는 채식주의자는 어떨지 들어가보겠다.


애초에 열렬히 사랑하지도 특별히 권태로울 것도 없는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 어느 날 꿈을 꿨다는 아내가 쓰레기봉튜에 수많은 꾸러미를 버린다.


 끔찍한 꿈을 꾼 아내는 언제까지나 고기를 안먹겠다고 선포한다. 그후로 하루하루 말라가는 그녀는 급기야 잠자리도 피한다. 


이유는 땀구멍 하나하나에서 고기냄새가 난다고 이야기한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멍하고 무엇인가에 짓눌려 보이는 아내는 계속 야위어 간다. 


그러던중 부부동반 회식에 참석하고 손가락 까딱하지 않는 아내가 모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아내가 고기를 안먹는다고 장모에게 전하고, 처형에게도 전한다. 


고기를 거부하는 영혜의 꿈은 끔찍한 악몽이다. 


영혜를 이해 못하는 아버지는 강제로 고기를 먹이려하고 영혜는 손목을 긋는 상황까지 간다.


처제의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남아 있다는 사실과 벌거벗은 남녀가 온몸을 꽃으로 칠하고 교합하는 장면은 불가해할 만큼 정확하고 뚜렷한 인과관계로 묶여 그의 뇌리에 각인된다. 


처제의 알몸을 상상하며 전율과 발기를 경험하자 강렬한 성욕의 대상이 된다.


아내는 그의 취향을 살짝 비껴가 있었지만 오래전부터 그가 찾은 여자 이미지라 정확히 무엇이 부족한지 처제를 보고 알게 된다. 아내의 입에서 처제의 이혼 소식을 듣는다. 


처제의 자취방에 찾아간다. 


초인종에 답이 없자 들어가고 욕실에서 나오는 알몸의 그녀와 마주친다. 


그때 그는 이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비디오 작업의 모델이 되어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녀의 벗은 온 몸에 꽃을 그리고 몽고반점이 있는 곳은 여백으로 남기고 캠코더로 담는다. 


그의 위험한 욕망은 더 큰 욕망으로 부르며 상당히 위험한 상황으로 간다.



영혜가 사라졌다는 전화가 왔던 축성 정신 병원에 면회를 가기위해 버스에 오른다. 


네살 터울의 그녀에겐 보살펴야 할 존재였고, 결혼하는 것을 신기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남편처럼 말수가 적어서 그녀를 좌절하게 했다.


영혜가 이상해진 것은 갑작스럽게 채식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집들이로 모였을 때 아버지가 억지로 쑤셔넣은 고기로 손목을 긋고 남편이 병원에 데려갔고 제부는 냉정히 버렸고 그리고 남편은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그날 이후 영혜는 폐쇄병동에서 나오지 못했다. 


그녀의 입원비를 대고 누군가는 보호자가 되어야 했다. 


그녀는 계속 살아가야 했다. 


의사는 직업적인 예민함으로 오히려 인혜를 걱정한다. 


인혜는 물구나무서 있는 영혜를 마주친다


인혜는 자신의 성실함은 조숙함이 아니라 비겁함이었다는 것을. 영혜의 운명에 작용했을 변수들을 떠올리며 후회한다.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과 불면은 이미 오래전에 경험했을 영혜가 들려준 환상에 사로잡힌다. 


신비한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준다.


세 사람의 고통스러운 욕망을 차례로 보여준다. 


채식주의자를 선언한 영혜, 처제에게 욕망을 느끼는 형부, 그로인한 아내의 고통. 이들의 비극은 무엇 때문일까? 한 편의 장편이지만 각기 달리 작품이 발표되고 이렇게 채식주의자로 완성되었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폭력, 그 폭력에 저항하고 채식주의자를 선언하고 나무가 되고자 한 영혜는 한번도 화자가 되어 목소리를 내지 못한 특이한 주인공이다. 


하지만 진짜 고통의 주인공은 인혜다. 


엄마를 웃게 하려는 어린 지우를 보듬어주고 고통을 감내할 용기와 희망을 찾아야 할테니 말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가슴 찌릿한 감동이 두배가 되었다. 


말초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에 국한된 편견을 버리고 제대로 다시 읽어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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