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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한강을 읽는 한 해 (주제 2 : 인간 삶의 연약함) - 전3권 - 바람이 분다, 가라 + 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내 여자의 열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ㅣ 한강을 읽는 한 해 2
한강 지음 / 알라딘 이벤트 / 2010년 2월
평점 :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고통 3부작이라 불린다. 언젠가 도서관에서 읽고 충격받은 기억이 있다.
슬쩍 숨죽이며 읽었던 기억이..두 번째로 읽는 채식주의자는 어떨지 들어가보겠다.
애초에 열렬히 사랑하지도 특별히 권태로울 것도 없는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 어느 날 꿈을 꿨다는 아내가 쓰레기봉튜에 수많은 꾸러미를 버린다.
끔찍한 꿈을 꾼 아내는 언제까지나 고기를 안먹겠다고 선포한다. 그후로 하루하루 말라가는 그녀는 급기야 잠자리도 피한다.
이유는 땀구멍 하나하나에서 고기냄새가 난다고 이야기한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멍하고 무엇인가에 짓눌려 보이는 아내는 계속 야위어 간다.
그러던중 부부동반 회식에 참석하고 손가락 까딱하지 않는 아내가 모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아내가 고기를 안먹는다고 장모에게 전하고, 처형에게도 전한다.
고기를 거부하는 영혜의 꿈은 끔찍한 악몽이다.
영혜를 이해 못하는 아버지는 강제로 고기를 먹이려하고 영혜는 손목을 긋는 상황까지 간다.
처제의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남아 있다는 사실과 벌거벗은 남녀가 온몸을 꽃으로 칠하고 교합하는 장면은 불가해할 만큼 정확하고 뚜렷한 인과관계로 묶여 그의 뇌리에 각인된다.
처제의 알몸을 상상하며 전율과 발기를 경험하자 강렬한 성욕의 대상이 된다.
아내는 그의 취향을 살짝 비껴가 있었지만 오래전부터 그가 찾은 여자 이미지라 정확히 무엇이 부족한지 처제를 보고 알게 된다. 아내의 입에서 처제의 이혼 소식을 듣는다.
처제의 자취방에 찾아간다.
초인종에 답이 없자 들어가고 욕실에서 나오는 알몸의 그녀와 마주친다.
그때 그는 이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비디오 작업의 모델이 되어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녀의 벗은 온 몸에 꽃을 그리고 몽고반점이 있는 곳은 여백으로 남기고 캠코더로 담는다.
그의 위험한 욕망은 더 큰 욕망으로 부르며 상당히 위험한 상황으로 간다.
영혜가 사라졌다는 전화가 왔던 축성 정신 병원에 면회를 가기위해 버스에 오른다.
네살 터울의 그녀에겐 보살펴야 할 존재였고, 결혼하는 것을 신기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남편처럼 말수가 적어서 그녀를 좌절하게 했다.
영혜가 이상해진 것은 갑작스럽게 채식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집들이로 모였을 때 아버지가 억지로 쑤셔넣은 고기로 손목을 긋고 남편이 병원에 데려갔고 제부는 냉정히 버렸고 그리고 남편은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그날 이후 영혜는 폐쇄병동에서 나오지 못했다.
그녀의 입원비를 대고 누군가는 보호자가 되어야 했다.
그녀는 계속 살아가야 했다.
의사는 직업적인 예민함으로 오히려 인혜를 걱정한다.
인혜는 물구나무서 있는 영혜를 마주친다
인혜는 자신의 성실함은 조숙함이 아니라 비겁함이었다는 것을. 영혜의 운명에 작용했을 변수들을 떠올리며 후회한다.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과 불면은 이미 오래전에 경험했을 영혜가 들려준 환상에 사로잡힌다.
신비한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준다.
세 사람의 고통스러운 욕망을 차례로 보여준다.
채식주의자를 선언한 영혜, 처제에게 욕망을 느끼는 형부, 그로인한 아내의 고통. 이들의 비극은 무엇 때문일까? 한 편의 장편이지만 각기 달리 작품이 발표되고 이렇게 채식주의자로 완성되었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폭력, 그 폭력에 저항하고 채식주의자를 선언하고 나무가 되고자 한 영혜는 한번도 화자가 되어 목소리를 내지 못한 특이한 주인공이다.
하지만 진짜 고통의 주인공은 인혜다.
엄마를 웃게 하려는 어린 지우를 보듬어주고 고통을 감내할 용기와 희망을 찾아야 할테니 말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가슴 찌릿한 감동이 두배가 되었다.
말초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에 국한된 편견을 버리고 제대로 다시 읽어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