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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의 경제학 -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프레임
빌 탠서 지음, 김원옥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저는 항상 픽션보다 실제 벌어진 사실에 흥미를 느끼는데다가
이렇게 바로 실생활에서 겪는 현상들을 이해할 수있도록 실용적인 설명해주는 책을 좋아해서 무척 재밌게 읽었어요.
책을 읽는 내내, 생각을 정리하면서도 계속 느꼈는데,
제목을 눈에 띄고 기억하기 쉽게 검색의 경제학으로 한 것 같지만
주체는 검색보다 인터넷 또는 웹2.0 이 적합하고
주제는 경제학보다 심리학, 사회학, 마케팅 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전에 네이버 검색어로 트렌드를 읽는 책에 대한 소개를 봤던 기억이 나는데
이 책은 단순한 검색어 나열이 아니라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도구로 연결된 온라인 세계를 통해
오프라인 사회의 전반은 아니더라도 꽤 놀랄만큼 많은 부분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넓은 시야로 숲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어나 웹사이트 방문 트래픽 등의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이를 이용,해석해서 사회현상에서부터 사람의 내면까지도
읽어내는 것이 저자의 직업이예요. 정말 매력적이고도 실용적인 직업이더군요.
블로그와 타임에 기고하는 칼럼을 통해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능력을 기른 덕에 숫자에 좀 약한 저도 쉽게 줄줄 읽혔습니다.
학생때도 느꼈던 건데 책에서 무언가를 설명할 때 외국 저자들이 쓴 교재는 한국인이 쓴 책보다 다양하고 많은 예시와 사례를 들던데
이책도 마찬가지였어요.
'어?여기 내가 좀전에 들어갔던 사이트인데?'하고 실시간으로 설명을 듣는 반가운 기분도 들더라구요.
제가 제이슨 므라즈를 좋아해서 정보를 얻기 위해 관련 외국사이트들을 자주 들락거리곤 하는데,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다른 레이아웃과 분위기, 그리고 영어라는 것 등등 여러가지 장벽들로 인해 이해가 않가던 부분들에서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플리커나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에서는 사진속에 있는 사람을 태그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태그되었다는 말을 책 덕분에 이해하게 되었어요.
싸이월드 같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로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를 비롯해서
뭐하는 곳인지 잘 이해가 가지않던 베보, 아이밈 도 언급하고 유투브, 위키디피아, 트위터,플리커 등 정말 현재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시간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저는 매일 회사에서 라디오를 켜놓는데 진행자가 지금 어느 포털에서 출연자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축하해주는 경우를 종종 들을 수 있어요.
그만큼 검색어 순위는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 그로 인한 광고섭외 등의 부가가치가 따라오는 등 확실한 인정이나 다름없죠.
검색의 위력을 아는 광고주들은 모두들 광고 뒷쪽에 검색창에 'OOO'를 쳐보세요 라고 외치곤 하죠.
며칠전 성남여고 사건처럼 아무리 인터넷 뉴스에서는 언급하지 않더라도 검색어 상위권을 달리는 이상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게 되었듯 말입니다.
우리나라도 포털은 물론 쇼핑몰에서도 키워드광고를 널리 쓰고 있잖아요.
앞으로 더 교묘하면서도 효과적으로 검색의 위력을 이용한 마케팅 방법들이 등장할 것 같아요.
책 중간에 강연장에서 만난 강사와 청중들간에 '저는 사실 데이터를 사랑한답니다.' 라고 수줍게 서로 고백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계속 등장하는 설득력있고 쉽게 정리된 그래프와 수치에 매료된 저도 그만 데이터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어요.
하지만 그 많고 방대한 데이터와 검색어에서 어떤 움직임이나 패턴을 찾아내는 저자의 직관과 감각은 칭찬할 수 밖에 없이 탁월하더군요.
모든 사례들은 어느 검색엔진으로 어떤 키워드를 썼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검색했고,
그들은 인구통계학적으로 나이나 거주지,경제력 등에서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분류하고, 그 다음으로 방문한 싸이트는 어디인지
등이 모두 조회가능하고 집계되어 데이터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말 놀랐어요.
사람들의 이런 무의식적인 검색은 정확한 응답이 되어 설문조사나 통계에 있어서 훌륭하고 정확한 조사를 가능케 할 희망이 보이더군요.
물론 예측할 수 없는 변수나 결과를 왜곡하는 엉뚱한 데이터들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에 한계는 있겠지만
책에 나온 예처럼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출연자 검색빈도 등으로 승자를 예측해볼 수도 있고,
일정기간의 실업률이나 주택판매액이 집계되기도 전에 등락의 방향 정도는 알아챌 수 있다면
마케팅전략이나 광고방향을 좀더 이득이 되게 빨리 수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가끔 생각나는 소박하지만 정말 궁금한 것들을 지식인에 검색해보다가 순수하면서도 재밌는 질문을 발견할 때가 있는데
이책에 언급된 '~하는 법', '~에 대한 공포증', '왜~하나요' 등의 검색어는 오늘날 대면으로는 묻기 힘든 궁금증을
인터넷이라는 마음편한 익명의 도구로 허심탄회하게 드러낸 내면을 엿보게 해주기에 심리학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더군요.
인간의 굉장히 여리면서도 솔직하게 귀여운 구석을 검색어를 통해 느낄 수 있었어요.
인터넷을 잘만 이용한다면 인터넷으로 인한 폐해보다
우리의 왜곡되지 않은 진실한 면을 들여다 볼수 있고, 경제적인 이득까지도 볼수 있게 사용 가능할 거란 말을 하고 싶어요.
우리가 무얼 검색하느냐가 우리가 누구냐를 말해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