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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긋는 소녀 - 샤프 오브젝트
길리언 플린 지음, 문은실 옮김 / 푸른숲 / 2014년 8월
평점 :
< 몸을 긋는 소녀 >
작년 초에 읽은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 반전이 대단했었다.
그런 이유로 <다크 플레이스>도 재미있게
읽었고.
두 권 모두 주인공과 사건의 설정이 참신했고
무엇보다 설마설마싶은 반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재미있었다.
스릴러 소설은 읽고 잊어야 다른 스릴러를 읽으면서 그 조바심을 만끽하게 되는데
길리언 플린의 책들은 오래 기억이 남았다. 그만큼 글빨이 좋다.
물론 번역도 좋았겠지만.
최근 <나를 찾아줘>가 영화로 나온다는 소식.
남주가 잘생겼는데 요즘 연기도 되는 벤 에플릭이라니, 거기에 신작 <몸을 긋는
소녀>!!
가을의 시작과 함께 또다시 스릴러에 푹빠지게 한 책이다.
길리언 플린은 평론가 출신으로 쓰는 작품마다 영화화시키는 베스트셀러
작가.
<나를 찾아줘>를 먼저 읽고 작가의 책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실제로는 이 책<몸을 긋는 소녀>, <다크 플렛이스>, <나를
찾아줘> 순으로 발간되었다고.
흠. 나는 최신순으로 읽게 된거네. <몸을 긋는 소녀>가
데뷔작이라니.
몸을 긋는다는 말이 섬찟했는데 그 느낌을 부추기는 표지가 강렬한
책이다.
날카로운 물건으로 몸을 긋는 증세, 커터Cutter.
주인공 카밀 프리커는 커터이다.
불안 혹은 일종의 관심병이라는 부정적인 행위로 치부되는 주인공의
커터는
시종일관 긴장감을 당기는 역할을 해주긴 하지만
주인공의 자아가 분열을 시도되지 않을까하는 조마조마한 피곤함이 솔직히
컸다.
이게 묘미이기도 하지만.
설정 또한 만만치 않다.
뮌하우젠 증우군(MBP : Munchausen By Proxy)이라는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증세 중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우군'이 등장한다.
이건 고의로 아픈 사람(혹은 동물)을 간호하며 자신에게 의지하게 하고
외부적으로 본인의 희생적인 이타적 모습을 보이는 것에
만족한다는
엽기적인 정신질환의 일종인데, 주인공의 갈등의 배경이고 또다른 플롯이다.
기자인 주인공 카밀은 여동생 메리언의 죽음으로 정을 잃은 고향 윈드 갭으로
향한다.
이가 몽땅 뽑혀 살해된 어린 소녀 앤 내시와 내털리 킨의
사건은
연쇄살인범의 등장시키면서도(처음 지목된 범인은 범인이 아닌 스릴러의
원칙)
카밀과 가족과의 갈등을 엿보여주며 이원적 구상을 갖게 했다(진짜 범인은
누구일지).
이부동생 앰마의 위태로운 행동들(항상 사고뭉치는
등장한다)은
카밀에게 동지애와 정의감, 형재애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불러냈고
내면의 갈등이 증폭된 카밀은 범인을 지목하게 된다.
물론 이 이야기의 시발점이 된 연쇄 살해된 소녀들의 범인과 차이가
있지만.
결말은 역시 반전. 실망시키지 않았지만 반전이 크진
않았다.
(미드 CSI의 어떤 부분을 연상시키는 소품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사면의 시간은 끝났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이 구절. 주인공의 내면과 자아의 화해가 중의적으로
기대된다.
불행했던 시절을 딛고 고향으로 돌아가 취재를 하는
주인공은
자신 또한 가족력(설마 모계 유전??)이 있을까 불안에
떨면서도
심연의 의문과 현실을 직시하려는 안스러운 노력들이
한숨나게 소름 돋으면서도 애잔하다.
한 편의 베스트셀러로 사라지는 작가도 많은데 벌써 길리언 플린의 책이
3권째.
개인적으로 길리언 플린 같은 다작에 성공하는 작가가 많았으면
싶다.
그 덕에 스릴러 나와 광팬들이 즐거울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