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 정호승의 새벽편지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해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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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

 

정호승 시인의 책을 언제 처음 봤었는지 아련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글을 쓴 사람이 중년 아저씨라는데 더 놀랐던 기억이 선명하다.

여린 내면을 그대로 투영시켜주는 그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여성성에도 놀랐고,

꾸미지 않은 수수함으로 감동에 젖어들던 그 글들.

그 감성과 서정에 취해서 읽었던, 정호승 시인이 쓴, 어른을 위한 동화에서도

그 감동이 여전했기에 에세이인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도 한껏 기대헀다.

 

<사랑하다 죽어버려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등의 시집으로 유명한 정호승 시인과

'인간과 자연이 교감하는 순간의 경건함과 영원함을 담은 그림'으로 유명한 박항률 화가.

두 사람의 글과 그림의 조합이 이 책에서 정말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

박항률님의 그림은 토속적이고 닥종이 인형의 느낌이 있였는데

글과 함께 보는 그림은 굳었던 내 감정을 절묘하게 휘젖어 놓았으니.

 

생활 에세이와 감성적인 글이 뒤섞여서 부담없이 읽었던 이 책.

시작하는 글부터 맺는 글까지 '사랑'을 끊임없이 날려준다.

어떤 것이라도 사랑의 매개를 찾아 배려와 희망을 얘기하고

기다림과 고통 또한 내일과 희망을 위한 감내라 과정이라 타이르고

'인생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음미하며 걷는 여행'으로 여기기를 권해준다.

 

'어둠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며 인생의 새벽을 기다리는'

힘겨운 이를 다독이며 사랑을 이해시키는 정호승 시인님.

전작 '사랑하다 죽어버려라'의 격해지는 감정이 아니라

여유와 평온의 삶이기에, 사랑의 삶이기에

목적보다는 과정을 찾아가는 '경로 지향적'태도로

'인생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기를 바래마지 않는다고.

 

한동안 자기계발서와 전공, 투철한 정신에 입각해서 살다보니

짜증으로 뾰족해진 마음을 다독여주는 어른의 글을 읽고 싶을 때 딱맞춰 읽게되니

심적 안정을 찾은 기분이다.

 

다만 기독교적인 색채가 나름 강한 글들이 있어 종교에 거품문다면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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