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성당 이야기
밀로시 우르반 지음, 정보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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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곱 성당 이야기 >

 

체코 프라하, 지나쳐가는 여행지의 낭만으로는 너무도 아쉬운 도시.

프라하에 대한 동경이 언제나 프라하에 관한 책을 설레이며 읽게 한다.

시공간을 넘어선 듯한 기시감과 비밀을 감춘 도시 프라하.

유럽의 많은 소설들이 종교를 기반으로, 성당은 배경으로 하게 되는 이유는

역사와 종교를 떼어놓을 수 없기 때문이지만,

이제는 현대의 과거에 대한 동경이 더 접착있는 책들을 내놓는 듯하다.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인 밀로시 우르반의 작품은 <일곱 성당 이야기>가 처음이다.

1999년에 쓰여진 이 작품은 출간 당시 체코의 복잡한 사회적 역사적 격변을 겪었던

체코인들의 정서와 심리를 정확히 포착했다는 평.

(1993년 1월 체코-슬로바키아 연방이 각가의 공화국으로 분리. 이후 계속 혼란기.)

 

도시 프라하보디 낯선 나라 '체코'의 소설이라

베스트셀러임에도 소개는 더디였고, 그래서 이제야 읽게 되었지만

체코의 아련하고도 고즈넉할 아름다운 성당이 무려 7개가 등장한다하니

그 비밀스러움에 가슴이 진정시키며 읽었던 책이다.

(실제로는 6개의 성당이 등장하고 문제의 1개 성당을 찾아내는 것이 주인공의 활약)

 

주인공 K(크베토슬라프 슈바흐-슬라브의 나약한 꽃이라는 뜻?)는

옛건물에 관한한 사이코 메틀리(?)와 근접한 초능력을 가진

역사를 전공한 옛유적에 관심이 많은 소심한 전직 경관이지만

종탑에 거꾸로 매달린 남자의 사건을 우연히 맞닥뜨리고

 

중세 체코를 재건하려는(좋지않은 의미로) 그뮌드에게

K는 사설경찰직을 제시받으며, 잔인한 이 이야기를 파고 들어간다.

여러 인물들이 K를 위협하는 와중에도 살인사건은 계속되고

미지의 성당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K.

 

K와 그뮌드가 찾는 것은 완벽한 중세 건축양식인 고딕양식의 성당이다.

그뮌드는 14세기 완벽한 건축양식이 망가지면서 현대의 혼란이 야기되었기에

콘크리트로 점철된 건축 속에서 과거의 영광(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카렐4세 시절)을

되찾겠다는 허황되지만 짠한 목표의식에 매진되어 있다. 살인도 마다하지 않고.

 

중간중간 읽어내기에 이해되지 않는 몇몇 부분을 찾다보니

프라하의 역사를 조금 알고 읽었으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싶다.

체코의 영광에 대해서 미리 알았어야 했고,

체코의 종교에 대해서도 좀더 생각했어야 했었다.

단지 눈에 보이는 과거와 현재의 공존도시 같은 것 말고.

 

무엇보다 방법에서의 차이를 보이지만, 그뮌드와 K의 공동목표에서 탄식에서

현대의 콘크리트가 의미하는 바를 생각하게 된다.

프라하의 아름다운 유산을 망가뜨리는 콘크리트.

"낮이나 밤이나 회색 콘크리트 사막"을 내려다 본다는 K의 중얼거림은

역사 이면의 스릴러적 이야기에 들떠있던 나를 침울하게 침묵하게 했다.

건조하고도 세밀한 표현력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잡아누르는 기분으로.

 

저자 밀로시 우르반을 체코의 '움베르토 에코'라고 한껏 치켜세웠지만

출판사의 마케팅이겠거니 했고,

단지 프라하의 배경과 종교적 스릴러가 소재면에서 끌렸었지만

책은 정말 재미있었다. 내용적인 면에서 조금 황망했지만.

 

익숙치 않은 동유럽의 문화와 낯선 지명이 더디게 읽히게 했지만,

상상의 나래를 편다면 아주 훌륭한 역사여행이 가능한 책.

이름이 어려워 이니셜로 파악하며 읽는 방법도 추천~

주인공이 스스로를 K로 부르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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