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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턴드
제이슨 모트 지음, 안종설 옮김 / 맥스미디어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 더 리턴드 >
온 나라를 패닉으로 몰아넣은 '세월호' 사건은
전혀 연관성이 없는 나에게도 간접적인 우울을 몰고 왔다.
매일 들려오는 가슴 절절한 사연과 안타까움, 혼돈의 사태들.
누구든 가슴에 묻은 이가 있다면 그 상황에 개의치 않고
다시 만나고 싶은 욕망을 가늠치 못하겠지. 다시 한번만, 한번 볼 수만 있다면..
하지만 그 이후의 상황을 생각해보지 못했었다.
살아돌아올 기적조차 바랄 수 없다는걸 알기에 체념할 뿐.
그런데 그 체념을 뒤엎는다면? 현실을 넘어선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조금은 잔인한 이 가정을 엮어낸 <더 리던드> 이다.
'헐리우드가 주목하는 신예 작가 10인'으로 선정된 작가 제이슨 모트는
그의 첫 장편인 이 책 <더 리턴드>로 2014년 미국 ABC방송의 TV시리즈물로 방영한다고.
좀비 이야기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죽은 이가 살아돌아온다는 가정이
생각조차 못했던 여러가지 상상을 몰고 와서, 그 상상을 며칠동안 즐겼다.
살아돌아 온 그들(귀환자)은.. 정말 그들일까.
그들은 어디를 다녀온 걸까. 어떻게 다시 온 걸까..
꼬리를 무는 의문과 찾지 못한 답이 실망스러울까봐, 사실 첫 장을 열기가 조금 떨렸다.
결과는 정반대로 놀라움이였고 매혹이였으며,
차원이 다른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이 있었다.
주인공 헤럴드와 루실 부부의 죽은 아들 제이콥이 중국에서 발견되어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삶과 죽음 사이의 불명확하고 정돈되지 못한 관념들이
"귀환자 사태"에 서서히 무너져갔고
기적이냐 감염이냐로 신에 대한 믿음을 혼돈으로 몰고갔으며
이후 산 자들끼리의 혹은 귀환자와의 충격과 갈등이 고조되면서
(받아들이는 자들과 그럴 수 없는 자들, 각각의 입장이 모두 이해지만)
귀환자들을 수용소로 몰아넣는 "아카디아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정부에서 파견된 벨아미 요원과 윌리스대령, 피터즈 목사의
개인사에 얽힌 인간적 고뇌 역시 깊어가며(지위가 이 갈등을 비켜가지 못했으니),
종국에는 세계 곳곳의 귀환자들의 사연들은 시공을 초월한 단 하나의 질문으로 나아간다.
정직한 질문 "귀환자들은 정말 사람인가?"
수많은 의문 중에서도, 마음과 머리는 죽은 자라 말하지만
눈과 귀는 산 자라고 말하는 아이러니와 혼돈 속에
"얼마나 힘이 들건, 어떤 대가를 치르건 간에" 외면할 수 없는 한가지,
돌아온 그들, 정말 그들이 내 아들이라면, 내 부모라면, 내 가족이라면..
이 책은 정말 광고가 만들어낸 "인간 본질에 대한 통찰"이 아니였다.
그 통찰이 얼마나 심오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으며
불가사의한 "진실과 영혼의 귀환"이 인간을 얼마나 강하게 혹은 약하게 만들 수 있는지
또한 "귀환자들을 한밤중의 속삭임처럼 흔적도 남기지 않고 데려가는" 그 무엇에 대한
두려움과 의문과 망연자실함을 들려주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이런저런 상념에서 깨어나지 못했지만
안타까운 죽음과 귀환자 사태를 읽으며, 다시 만나고 싶은 바램이 만들어 낸 기적(?)은
"추억과 사랑이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가슴을 여는 것이 아니였을까 싶어진다.
정말 재미나고 매력있는 책이였지만, 특정 종교와의 다툼을 야기할 수 있으니 조심할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