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라 나무픽션 4
소피 캐머런 지음, 조남주 옮김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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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자연스러워 보이지만은 않은 표지,

'이 아이가 플로라구나'.
내 딸 아이의 빈 자리를 AI가 대신할 수 있을까?
단 하루만이라도 다시 볼 수 있다면, 난 아일라의 엄마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잠시 고민해봤지만 이내 고개를 젓는 나를 의식하며 첫 장을 넘긴다.

머리결조차도 언니와 똑같은 섬세함, 얼굴과 손마디까지 어디 하나 
플로라와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로봇이라는 표식을 나타내는 목 뒤에 칩,죽은 플로라를 대신해 가족들 곁으로 돌아온
AI 플로라.
언니를 잃은 상실과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와 가족들의 모습에 힘겨웠던 아일라는 
언니의 빈 자리를 이렇게라도 채워놓고 싶었다.
하지만 아빠는 다시 돌아온 플로라를 인정하지 못하고 집을 나가버리고 섬마을에서도 
모두 동의한다는 계약서에 서명을 하긴했지만 조금씩 속내를 드러내는 사람들..
누군가 언니를 해하려는 이가 있다는 사실에 아일라는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가 없다.
가장 가까운 친구들부터 섬에 하나뿐인 교회 목사님까지 모두를 의심하는 아일라.
과연 진짜 용의자는 누구일까?..

이미 3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모두가 그 시간만큼의 변화된 모습이지만 유일하게 그대로인
사람이 있다. 
바로 플로라! 
열다섯 나이에 멈춰있는 플로라의 삶은 이 섬을 떠나지 않는 이상 바뀔 수 없다는 걸
일찍 알아차렸던 걸까?  
어쩌면 플로라는 조금씩 스스로를 혐오해가던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의 모습으로 가족들 곁에 돌아갔지만 미래가 없는 자신의 모습에 정체성 혼란을
느낀 플로라는 점점 혼자만의 시간을 고집하며 무언가를 계획하는 듯한데...
이제 플로라는 더 이상 예전에 언니가 아니었다.
엄마는 또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ㅠㅠ

죽은 딸 아이를 잃은 상실과 슬픔은 피할수 없는 감정임에 확실하다. 
그렇지만 그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움과 애틋함으로 남기에
인위적인 다른 무언가로 채우는 일이라면개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만들어내는 형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것이겠지만,
사람을 다루는 일은 또 다른 윤리적인 문제로 부딪힐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죽음은 슬픔 그너머로 고귀한 생명의 끝에 예의를 다하는 일이기도 해서 그 자체를 받아
들이는 것으로 인정해야하는게 아닐까..


"영혼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겠지. 영혼이라는 게 우리를 구성하는 독립된
한 부분이라면, 안 되겠지. 하지만 영혼이 우리 성격이나 기억 속에 스며들어 있는 거라면, 다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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