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의 도쿄 도시 산책 시리즈
양선형 글, 민병훈 사진 / 소전서가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시마의 삶과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하나의 역설을 꼭 기억하고 싶다. 문학을 한다는 건, 일상 속 가면을 뒤집어 <문학의 가면>을 제작하는 일이라는 것. 그는 가면 뒤 부도덕한 진실을 고백한다. 78p"


한국인이라면 불편할 수 있는 미시마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1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한다.

일본의 낯선 지역이 아닌 도쿄에서

그리고 6번의 산책길 위에서

그의 생과 사를 읽어 볼 수 있다.

<금각사>를 읽으면서 내가 느꼈었던 불편함과

작가의 정치성향에 대해서 충격을 받았던 감정이

정상적인 것임을 이 책에서는 말해준다.


실제 일본 내에서도

당대 최고 작가들에게 인정을 받았던

재능많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노벨상 후보까지 오를 정도였다고 하니,

그 능력에 대해서는 혀를 내두를 정도.

그런데 시작이 좋았다면

끝도 찬란했을거라는 기대와 달리,

그때의 사회적인 분위기와 맞지 않은

기행을 가감없이 진행했던 미시마.

그러다보니 일본 내에서도

만인에게 사랑받는 작가라기 보다는

평가가 갈리는, 호불호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말하고 싶은건,

책의 내용이 그리 가볍지 만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미시마에 대해 궁금한 분들이라면

꼭 이 책을 먼저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문학을 통해 보다 그와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데 도와주기 때문이다.


"문학은 무엇을 가능하게 하나

문학은 시간의 베일 너머에서

불쑥 내밀어진 손이 아닐까.

106p"


이 책을 14일이란 시간을 꽉 채우면서

꼼꼼하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100년 전에 살았었던 소설가를

현대의 젊은 소설가가

그의 문학을 바라보는 점이

흥미로웠기 때문이었다.


"문학은 그 분위기를 투명하게 반영하지만은 않는다. 모든 작가는 동시대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며, 그 시대와 마찰하거나 저항하면서 자신만의 문학을 모색한다. 140p"


내가 읽었었던 <페르소나주>에서도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역할들은

소설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촘촘하게 반영되어 있다고 말한다.

우리에겐 수 십년의 시간이 지난 과거지만

당대를 격렬하게 살아왔던 한 인물이

써내려간 문학에서는 이런 흔적들이 남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미시마의 사상에 동의한다는 것이 아니니까.


분명한 것은 <미시마의 도쿄>를 읽고 나서는

어떻게 미시마에대해 접근해야 할지를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죽음의 순간까지 모두 계획한 대로 이룬

한 인간의 생애에 따라

달라지는 문학이 궁금해졌다고 해야하나.

10대 <가면의 고백>

20대 <금각사>

30대 <풍요의 바다> 까지.

더 여유가 된다면 이제 출판되는

40대 <천인오쇠>까지 읽어봐야지.


"미시마에게 삶은 죽음 앞에서 덧없을 것으로 밝혀질 허망한 집념이다. 그러나 죽음이란 삶의 편에 있을 때만이 불가해하게 반짝인다. 사유는 살아 있는 한 계속되며, 매혹과 신비는 삶의 저편에서 우리를 반복적으로 끌어 당긴다. 299p"


*

이 책에서 나는 미시마와 다자이를

비교하는 부분을 너무 흥미롭게 보았다.

그렇게 다자이를 싫어했다고 한다.

*

당대 유명한 소설가들도 함께 소개해

보다 입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시마의 삶과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하나의 역설을 꼭 기억하고 싶다. 문학을 한다는 건, 일상 속 가면을 뒤집어 <문학의 가면>을 제작하는 일이라는 것. 그는 가면 뒤 부도덕한 진실을 고백한다. - P7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