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신부 2
말리 지음 / 세주문화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이미 만화는 전형화된 지 오래입니다. 일본풍에 물들어 있고, 소재도 경향화되어 있습니다.예를 들어 귀신이나 유령이야기라면, 땅이 갈라지고 집이 날아가는 퇴마물 아니면 귀신 종류와 사랑에 빠져 갖은 고난을 코믹하게 그리곤 하죠. 물론 이토 준지의 '소용돌이' 종류처럼 마른 하늘에 날벼락식 호러물, 백귀야행류의 일본식 생활 속의 귀신 종류들도 하나의 경향성을 띕니다. 물론 서양의 좀비와 섞인 이상한 공포물들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런 의미에서 이 도깨비 신부는 여러 면에서 훌륭합니다. 우선 지극히 한국적 정서에 부합합니다. 각 컷마다 담긴 대사는 감칠 맛이 물씬 납니다. 입에서 물컹거리는 경박하지 않은 구어체 대사, 상황에 어울리는 입담의 주고 받음이 그러합니다. 또한 그림체에 힘이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굵은 선들은 호쾌하고 섬세한 부분에서는 우아하며 대사 칸이나 효과음은 스토리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와닿은 분위기가 압권입니다. 무섭지만 무섭지 않은 도깨비, 희노애락을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용신, 장군신. 인생의 한을 담담하고 여유롭게 넘기는 성정들. 마치 예전에 한 번쯤 들어보았을 도깨비이야기들처럼 매우 친근합니다. 이제 주인공이 귓것들에게 시달리다 도깨비를 찾아나서는 장면까지 진행되었는데 다음이 매우 궁금합니다. 부디 다짜고짜식 퇴마물이나 코믹 로맨스물로 변화않고 처음의 그 힘있는 그림과 스토리를 이어 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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