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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썸의 집밥 예찬 - 매일의 건강 집밥이 불러온 놀라운 일상의 기적
홀썸모먼트 지음 / 다산라이프 / 2024년 5월
평점 :
녹즙마시기와 채식을 시작한지 만 3년이 다 되어간다. 뱃속에 5.5센치의 종양이 발견되고 수술없이 치료를 해보고자 시작했던 것이다. 이제는 야채와 녹즙이 삶속에 자리하고 고기를 먹는 것이 어색해지긴 했지만, 한정된 레시피 때문에 메뉴의 다양성이 없어진 느낌이고, 또한 육식을 하는 가족들에게는 고기를 먹으면서도 건강한 요리는 없을까에 대한 것은 늘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다. 그런 내게 'Home Cook 홀썸의 집밥예찬'이라는 책은 어떻게 하면 건강한 집밥을 잘 유지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것 같아 여기에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책은 엄밀히 채식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우리가 왜, 어떻게 건강한 집밥을 만들어먹을 수 있을까'와 채식은 교집합이 많다.
누구나 건강에 대해서 염려하고 집중하게 되는 시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게는 그 계기가 종양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건강에 적신호가 왔을때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건강하게 살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을때 제일 먼저 고려하게 되는 것이 내가 먹는 음식이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만든다'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가 먹는 음식은 우리의 건강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건강한 음식을 먹고싶고 가족들에게도 건강한 식사를 준비해주고 싶다고 해도 시작은 막막하게 마련이다. 어떤 재료가 건강한 재료일까? 어떤 음식이 건강한 음식일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사먹는 음식이 건강에 안좋다고 집밥을 해먹는다고 한다면, 그 '집밥'이라는 것을 어떻게 시작해야할까가 참 막막한 부분일 수 있다. 나도 결혼을 한 뒤로 6년 넘게 집밥을 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집밥은 어렵다. 더구나 '건강한' 집밥이라고 하면 더더욱 그렇다.
책에서는 우선 쉽게 집밥을 시작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데 그것이 '밀프렙'이다. 밀프랩이라는 말은 이 책에서 처음 들었는데, 바로 '식사'를 뜻하는 '밀meal'과 '준비하다'를 뜻하는 프렙preparing이 결합된 말로 '일정 기간의 식사를 미리 준비해 끼니때마다 꺼내 먹는 개념'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장을 봐오면 식재료를 씻어서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서 보관해두는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재료를 메뉴에 맞춰서 손질해서 보관용기에 담아두는 '홈메이드 밀키트'를 소개했다. 홈메이드 밀키트에 대해서는 다른 곳에서 듣기는 했는데, 아직 시도해보지는 못했지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이외에도 밀프렙에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책에 몇가지 더 나와있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공감되는 부분이 조리방법의 간편화이다. 백종원의 유튜브채널을 보면서 레시피를 많이 참고하곤 했는데, 그분의 레시피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맛을 내는데 수많은 재료와 복잡한 조리법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책에서도 간단한 조리법으로 맛있게, 혹은 더 건강에 이롭게 조리하는 방법이 나와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해 요리할때 나는 여러가지 반찬을 해주어 식판의 구색?을 맞춰주기보다는 다양한 재료를 '때려넣어' 볶음밥이나 덮밥, 비빔밤을 해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책의 '원 팬 라이스'나 '원 트레이 베이크', '원 팟 스팀'같은 방법들은 나의 '다 때려넣어' 만드는 방법과 맥을 같이 하는 것 같아서 반가웠다.
'원 팬 라이스'는 내가 최근에는 해먹어보지 않은 방법인데, 프라이팬에 여러가지 재료를 함께 넣어 밥을 짓는 방법이라고 한다. 이유식 만들때 여러 재료를 밥솥에 넣어서 만들곤 했는데, 비슷한 조리법이라고 생각이 된다. 아이가 크면서 이유식이 솥밥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책에는 냄비밥이 소개됐는데, 전기밥솥으로 만들어도 되지 않을가 한다? 다만 푸른 잎채소의 경우에 너무 오래 가열이 되는 문제가 있어서 그건 따로 준비하던가 해야할 것 같다. 여튼 이방법은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을 참고해서 다시 만들어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위에 언급된 '원 팬 라이스' 등의 간편 요리법의 구체적인 레시피는 책에 다양하게 소개가 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책에서 또한 '그맘이 내맘이야!' 싶은 부분이 바로 '재료 중심의 식사'에 대한 글이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이들에게도 재료를 때려넣어 한그릇 요리를 만들어준다고 했듯이, 나의 집밥에는 딱히 메뉴랄 것이 많이 없어졌다. 나의 식사에도 국하나 정도에 다른 채소들은 그냥 생채소를 먹기좋기 잘라서 같이 식사를 하는 정도니까 말이다. 재료를 가지고 되도록 이리저리 지지고 볶지 않고 '그대로'먹으려고 노력했던 나도 말그대로 '재료 중심의 식사'를 해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은 입에서 즐거운 식사보다는 몸에 좋은 식사에 집중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그래서 책에서는 어떤 것이 건강한 식재료인지, 그리고 그 식재료를 어떻게 어디서 구입해야 하는지 등이 잘 안내가 되어있다.
나의 경우 되도록이면 소금으로만 간을 해서 음식을 준비하고자 하지만, 우리가 전통적으로 먹는 간장, 된장, 고추장을 아예 먹지 않기란 힘들다.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는 시판 제품의 경우에 내가 모르는 첨가물이 워낙 많이 들어있고, 먹고난 뒤에도 입에 뭔가 모를 조미료맛 같은 것이 남아서 이게 몸에 많이 나쁜 것은 아닐까 염려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예를들어 간장의 경우 오로지 메주, 소금, 물로만 만든 제품이 있다고 하니 그런 제품을 사서 요리를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반가웠다.
책에 나온 다른 레시피들은 책을 다시 천천히 음미하면서 나만의 레시피로 응용할 것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에 나온 내용 중에 또 공감이 갔던 것이 건강하기만 한 음식은 먹기가 어렵다는 부분이었다. 그부분이 나도 요즘에 너무 맛에 치중하면 건강에 소홀한 음식이 될 수 있고, 너무 건강에 치중하면 그 식사를 유지해나가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맛이 없으면 잘 안먹으니 말이다. 그래서 약간은 조리법에 타협하면서도 최대한 건강을 생각하는 식사준비가 이 책이 지향하는 방향인 것 같고 나도 공감한다.
그런데 채식을 해오다 보면서, 그리고 가족들의 식사를 몸에 안좋은 재료나 조리법을 줄여가면서 느끼는 것은 그렇게 몸에 좋은 음식에 입이 또한 적응해간다는 것이다. 조미료 없는 식사를 해오다보면 식당 음식을 먹어보면 얼마나 자극적이고 달고 짠지를 알게된다. 아이들도 간단히 조리한 야채를 안먹을 것 같지만 또 그렇지도 않다. 먹다보면 그게 몸에 편안하기 때문에 입에서도 적응하는 것 같다.
간만에 나와 생각이 통하는 요리책을 접하게 되어서 기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나와 같이 좀 더 건강한 식사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