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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요? - 2024 글로벌 혼북상 대상 수상작 ㅣ 작은 곰자리 76
시드니 스미스 지음,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5월
평점 :
📚 <기억나요?> , 시드니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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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2024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작가 시드니 스미스가 쓰고 그린 그림책
<기억나요?>를 만나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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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와 <할머니의 뜰에서>도 그랬듯
따스하고 환한 빛을 머금은 장면들을 보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평온해지고,
오래 된 기억들이 잔잔히 떠오르기도 해요.
기억들은 늘 후광을 품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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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이불 밖으로 살며시 나온 엄마와 아이의 발을
비추는 것으로 시작해요.
마치 영화의 장면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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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점차 선명해지는 기억과 함께
두 눈을 뜨고 이야기를 나누는 엄마와 아이.
엄마의 “기억나니?”
이 물음에 떠오른 추억 하나,
파란 담요, 엄마아빠의 이야기 소리, 달콤했던 산딸기,
반짝이는 햇살 아래, 가족과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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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침대에서 나란히 서로를 마주한 그들은,
현재와 기억 속을 오갑니다.
아이가 다시 엄마에게 묻습니다.
“엄마, 기억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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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치던 밤, 지붕에서 물이 새고, 전기가 나갔던 그날의 밤과
할아버지가 쓰던 석유등 냄새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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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떠나던 날,
도착할 때까지 가족들에게
도시 구석구석을 안내해 준 곰돌이를 기억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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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어두웠던 침실에 조용히 햇살이 들어와요.
아이는 도시를 붉게 밝혀주는 태양을 보며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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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기억하게 될까요?
새집에서 보낸 아침 기억나요?
엄마랑 나 둘뿐이었잖아요.
도시 위로 해가 떠오르는데, 마치 마법 같았어요.
걱정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어요.
우린 잘 지낼 줄 알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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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시작,
지금 이순간도 마음 속 깊이 어딘가의
기억으로 새겨지겠지요.
때때로 찾아오는 상실과 슬픔, 두려움 속에서
곧 지나가버리는 이 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가슴에 안은 채,
희망처럼 찾아내어요.
잘 될 거라며 스스로를, 서로를 다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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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국 켜켜히 쌓아온
반짝이는 나날들을 머금고 살아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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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돌려 잠든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에
아득해집니다. 뭐라, 어떤 감정이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서 더더욱 그림책이 주는 묘한 매력에 빠져드는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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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책장을 넘기면
작가가 바치는 헌사를 만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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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my mom 어머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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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는 책을 덮는 마지막까지
진한 여운을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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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풍경은 우리를 창조한다.
그 풍경이 내어주고 앗아간 모든 것은 이야기가 되어
우리 가슴에 남고, 그렇게 우리라는 존재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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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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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나게 해주신 책읽는 곰 출판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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