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평을 쓸 책은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이다. 출판사는 더스토리이다.

tvn 책 읽어드립니다 방송도서라고 한다.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에다가 무삭제!! 완역본에 일러스트까지 80여 컷이 수록되어 있으니 참 소장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출판사 더스토리에서 나오는 초판본 디자인들 전부 다 너무 예쁘서 다 소장하고 싶어진다^^

아주 어릴적 동화로 읽어보았던 걸리버 여행기를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사실 걸리버 여행기가 이렇게 긴 이야기인 줄도 몰랐다. 무려 547페이지이다. 사실 내 기억 속 걸리버 여행기는 소인국 이야기뿐이다. 사실은 소인국부터 거인국, 라퓨타, 마인국 등등으로 총 4부작으로 이루어져있다. 너무 추억의 걸리버 여행기라서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어렸을 때 이 책을 읽었던 느낌이랑 지금 읽었을 때랑 느낌이 얼마나 다를까? 알고보니 풍자소설로 너무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것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는 1600-1700년대의 사람이다. 1726년에 이 걸리버 여행기가 탄생되었다고 한다. 까마득한 300년 전... 이런 명작이 탄생하다니 참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걸리버 여행기는 정계에서 경험한 중상모략과 부조리와 환멸을 담았다고 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동시대의 군주, 고위 정치인, 귀족, 과학자, 성직자, 의사, 법률가, 문인 등 온갖 집단의 사람들이 보였던 구체적인 악행과 우행 사례들을 폭로했다고 하는데, 책을 읽다보면 그 시대의 배경까지도 알게 되어서 좋았다.

책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아름다운 일러스트! 이 일러스트들을 참고로 책을 읽으면 상상이 더 잘 되어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포박된 걸리버! 바로 이 장면이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걸리버 여행기의 한 장면일 것이다. 이 장면은 나에게도 아주 선명하게 남아있는 장면이다. 소인국의 원주민들의 평균 신장은 15센치미터 이하로, 다른 동식물과 나무의 크기들도 정확하게 그 신장에 비례하는 크기라고 한다. 예를 들어, 가장 큰 말과 소의 키는 10~13cm이고, 양은 4cm 내외라고 한다.

"그들은 틀림없이 너무나도 거대해 보였을 내 모습을

보고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소인국에서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소인국 안에서 보통 크기의 침대 600개를 가지고 걸리버의 침대를 만들었다니... 그 크기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가는 부분이다.

굉장히 현실적인 설정! 걸리버를 몇 번이나 죽이려고 했지만 큰 몸집의 시신이 부패하면 그 악취가 도시 전체에 전염병을 창궐시킬까봐 재고했다니~! 이런 자세한 설정들이 이야기를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혹시라도 지루할까 걱정했는데 너무 재밌는 포인트들이 많았다. 현실적으로 걸리버가 소인국과 대인국에서는 화장실 볼 일은 어떻게 보는지.. 이런 것도 소설에 언급이 되어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걸리버가 소인국에서 소인국 언어를 배우고 가장 먼저 한 말은 ‘제발 내게 자유를 달라’는 말이었다. 이 문장을 보고 왜인지 침팬지에게 글을 가르쳐줬더니 ‘나를 여기서 나가게 해달라’라고 썼다는 게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찰칵..

 

소인국 안에서의 오락들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줄타기 놀이와 장대 뛰어넘기 놀이는 군주에게 알랑거리는 정부 고위 관료들의 형태와 군주의 변덕에 놀아나는 그들의 위험한 운명을 풍자한 것이다. 이렇게 풍자가 곳곳에 숨어있다니..! 정말이지 풍자소설의 표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풍자소설로 유명한 동물농장의 작가, 조지 오웰도 극찬한 최고의 풍자문학이라고 한다.

거인국에서의 내용도 흥미롭다. 바로 전내용이 소인국이었기 때문에 더욱 더 대비되었다. 거인국에서는 걸리버가 소인국 사람이 되어버리니.. 이 장면은 거인국에서 난쟁이가 본인보다 훨씬 작은 걸리버를 보고 거만해져 걸리버를 괴롭히는 장면이다. 스위프트의 시대에는 인간이든 동물이든 비정상적인 모습을 지닌 생물을 돈벌이를 위한 대중들의 구경거리로 만드는 일이 아주 흔했기 때문에, 이 걸리버 여행기에서 걸리버의 봉변은 18세기에 유행했던 이런 오락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한다.

이 장면은 소인국의 사람들이 걸리버의 몸을 수색하는 장면이다. 이것은 18세기 초반 영국의 위그등과 토리당의 갈등을 암시한다. 1710년 토리당에 몸담게 된 스위프트는, 1714년 앤 여왕이 서거한 후 정권을 잡은 휘그당 정적들의 탄압과 수색에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사실 그냥 소설로만 본다면 휙하고 넘길 장면이지만 책에 각주로 설명이 되어있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스위프트도 풍자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은 3부에서의 내용인데, 다른 초판에서는 삭제된 부분이라고 한다. 무삭제버전으로 걸리버 여행기를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느끼는 점은 처음에는 풍자가 다소 가벼웠으나 점점 무거워 지는 듯한 느낌과 걸리버의 심경 변화도 잘 보였다. “모든 인간은 다 야후와 같다”고 걸리버는 말한다. 나 또한 인간 사회의 암울한 실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많은 분들이 이 걸리버 여행기를 읽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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