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처음과 끝이 있고, 시작과 마무리가 잘되어야 본체가 살아난다. 조선왕조 500년 회화사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것은 안견의 <몽유도원도>이다. 이 한 폭의 그림이 있음으로써 우리는 자부심과 기대감을 갖고 조선시대 회화사를 출발할 수 있다. 그러면 마지막 작품으로는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단언컨대 심전 안중식安中植(1861~1919)이 1915년에 그린 <백악춘효>이다. - P182
이들이 지향하는 문화는 당연히 양반 사회가 독점해 누리고있던 문인문화였다. 그중에서도 대표격인 시작에 관심이 많았다. 시는 오래전부터 문인들의 사교와 교제의 중심이었다. 관리이든 재야문인이든 양반 치고 시를 짓지 못하면 어디 가서도대접을 받지 못했다. - P232
일월오봉도는 같은 문화권인 중국·일본·베트남에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이 없어, 조선왕조의 독창적 창안으로 생각된다. - P35
자연 보호와 도시 위생은 겉으로 보기에 전혀 관계가 없는 두 세상이다. 그러나 밑바탕에는 고도의 산업화로 말미암아 빚어진 어두운 측면과 대결하는 운동이라는 점에서 서로 맞물린다.
특히 환경 정책과 화경 운동의 연구에서 가치 중립적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성립할 수 없다.무엇보다도 환경 문제의 해결에 하나의 특효약, 하나의 효과적 방법. 하나의 최적화한 제도와 단체가 있어야만 한다는 역사에 관한 무지한 발상에서 우리는 자유롭게 풀려나야만 한다. 특정 공간과 시간을 특정 상황과 운동가를 가지지 않는 객관적 진리란 없다. 모든 가치 판단은 상대적이고, 시대와 맞물리며, 특정 조건과 떼어 생각할 수 없다. - P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