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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평점 :
이경자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행복했던 순간을 찍은 사진들에 잡히지 않는 삶”(223면)에 대해 계속해서 쓸 것이다. 여기에 소설집의 표제작이기도 하고 마지막에 놓인 「건너편 섬」은 반짝인다. 「건너편 섬」에서 ‘그 여자(금자)’에게 찾아온 ‘고비’가 그것이다. 환갑의 ‘그 여자’는 욕망(‘고비’)을 부정하고 차단한 뒤 스스로 기뻐하는 모습이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그 욕망은 ‘해자’를 둘러치게 하고 “자신의 어두운 방”(263면)으로 내몬 ‘무서운 외로움’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금자(그 여자)’가 힘겹게 해자 너머를 욕망했다는 사실은 다행이고 소중하다. 소설집 건너편 섬을 읽은 독자라면 분명 이렇게 답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금자 씨’들에게, “괜찮아요, 금자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