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갔지? - 정리정돈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9
문정옥 지음, 박진아 그림 / 소담주니어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디로 갔지?
오늘도 아들녀석은 자신이 아끼는 작은 오토바이가 없어졌다며 찾고 있다. 분명히 잘 놔뒀는데 이상하는 말과 함께...며칠 전 책을 읽다 자신의 얘기라고 좋아했던 모습이 겹쳐지며 나는 다시 짜증이 밀려온다. 책 속 만우의 모습이 자신과 닮았다며 앞으로는 장난감을 아무곳에나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일은 모두 잊었나 보다. 잔뜩 엎질러 놓은 블럭들을 보니 한숨부터 나온다. 매일 겪는 스트레스, 다른 집은 어떨까? 다른 엄마들은 이럴때 화내지 않고 현명하게 아이를 훈육하겠지? 어질러진 장난감보다도 상황에 너그럽지 못한 나 자신에게 더 짜증이 난다.

책 속 만우도 대충 두는 것에 익숙해 있다. 헬리 콥터의 부속품을 못찾는 모습이며 학교 다녀온 후 가방과 신발을 아무렇게나 던져 놓는 모습도 우리 집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다. 그래서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동질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만우의 잘못을 지적하는 판단력도 보여준다. 자신의 모습을 책을 통해 보게 되니 엄마의 마음도 잘 이해되나 보다. 엄마를 쳐다보는 눈빛에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녹아있다. 어쩌면 여러 번의 잔소리 보다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질문들을 던져주는 책이 더 효과가 큰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의 엄마는 책 속의 엄마처럼 너그럽진 못하다. 우선 화부터 나니 소리 지르고 심하면 등짝 한 대 때리고 있는대로 짜증을 내기도 한다. 그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 매번 벌어지는 개선되지 않는 일상에 통제력을 잃고 만다. 그래, 어른인 나도 이만한 상황을 그냥 넘기지 못하는데, 아이들인 너희가 정리 정돈을 잘 하리라고 기대해선 안되지...뒤늦은 후회와 미안함이 밀려온다. 책을 통해 아이와 엄마 모두가 변해야 함을 또한 배운다.


그래서 이번엔 아이들에게 신나게 어지르고 놀라고 자리를 내줬다. 마음대로 늘어놓고 노는 자유로움을 만끽한 후엔 정리 정돈하는 수고로움에 게으름 피우진 않겠지? 아이들은 신나게 꺼내놓고 펼쳐놓고 논 것만큼 정리도 잘했다. 나 또한 소리지르지 않고 가볍게 타이르며 정리하는 행동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다시 책을 잡으며 만우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봤다. 학교를 간다는 것은,  많은 것을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는 것임을 아이는 책과 함께 깨닫는다. 만우의 일상은 지금 우리집의 모습이고 미래에도 지속될 모습이다. 책과 함께 간접경험을 해봤던 좋은 기회였다.
백번의 말보다 한 권의 책!! 바로 이럴 때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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