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도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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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비루하고, 인간은 치사하고, 인간은 던적스럽다. 이것이 인간의 당면문제다.'

한동안 유행어처럼 입에 달고 지냈던 말이다. 그래 인간은 그렇지.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라는 착각 속에 사는 것이 인생이 아닐런지.

 

연재가 시작되며 들뜬 마음으로 함께 했던 것도 잠깐, 종이에 찍혀진 활자에 익숙했던 나는 오래지 않아 읽기를 그만두었다. 김훈작가도 나와 비슷한가보다. 인터넷을 할 줄 몰라 인터넷에 연재하면서도 원고지에 글을 써서 출판사에 전했다고 한다. 드디어 나온 책! 기다린 보람이 기대만큼 컸다.

 

30여년간 기자생활을 했던 작가가 '기자'의 눈으로 들여다 본 세상 모습은 꽤나 우울하다. 행복도 기쁨도 그의 세상엔 없는듯 불행하고 던적스럽다. 주인공이며 사회부 기자인 문정수가 들여다 보는 세상은 어쩌면 절망적일 수 있다. '추적할 수 없고 전할 수 없는 세상' 바로 그것이다. 뱀섬을 부수는 미군 폭격기, 기르던 개에게 물려 죽은 소년, 아들의 죽음을 버리고 사라진 매정한 소년의 어미, 소방청장 표창을 받은 소방관의 진화 작업지에서의 절도, 해망 매립지 방조제에서의 소녀의 죽음 등, 삶은 무정하고 비열하며 슬프다고 말하고 있다. 들여다 보고싶지 않은 솔직한 삶의 모습일 것이다. 너무 솔직하면 초라해진다는데, 그래서일까 자꾸만 피하고 싶어지는 것은. 문정수의 군복무지였던 해망을 중심으로 주변인물들이 모여든다. 어쩌면 세상은 어떻게든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왜, 이게 뭐 어때서. 남들도 나처럼 안 하는데 뭐.'

인생은 누구와 같을 수도 누구보다 못하지도 않은 것이다. 저마다의 이유와 의미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강의 이쪽 삶에 순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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