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교사
재니스 Y. K. 리 지음, 김안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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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쩌면 그렇게 어긋나는 것이 제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사랑할 땐 사랑만이 보이지 않았던 여자, 사랑을 잃고 난 후에 잊지못해 힘들어하는 남자,

그리고 그를 지켜보며 진정한 사랑을 하는 또 다른 여자.

이야기는 사랑을 둘러싼 세남녀의 이야기이다.

194~50년대의 홍콩을 배경으로 전쟁과 사랑이 만들어내는 조금은 통속적인 소설이다.

가끔은 뻔한 사랑 얘기가 지독히도 끌릴 때가 있다.

우리네 인생이 또한 '뻔한 이야기'의 한 조각이기도 하지 않은가 말이다.

홍콩 사교계의 이단아 파티걸 트루디와 새로운 등장인물 윌의 사랑은 2차세계대전의 혼란 속에서 피어나고 소멸해간다.

전쟁은 두 남녀를 위기 속에서 사랑을 이어가도록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무력하게 무너져내리게 만든다.

 

전쟁과 함께 트루디는 윌의 곁을 떠났다. 이제 남은 윌은 그녀를 잡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 남자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이상하게도 비슷한가보다.

피아노 교사인 클레어는 윌의 강인한 모습에, 다가오는듯 거부하는 그의 모습에 끌리게 된다.

그녀에겐 남편이 있는데...남편을 사랑하지 않아서일까. 무섭게 빠져든다. 금지된 사랑.

사랑이라서 동정을 받을 수 있는 이름이 아닐런지.

홍콩은 숨이 턱턱 막힐만큼 습하고 후텁지근하다.

코로 들어오는 바람과 온몸을 감싸는 기운에서 끈적함이 느껴진다.

그래서였던걸까? 책을 읽는내내 홍콩의 습하고 더운 바람이 주위를 감싸는듯 했다.

세남녀의 인생과 홍콩이라는 배경은 참으로 잘들어 맞는다.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장면장면이 눈에 그려지며 실감나게 읽었다.

마치 세 명의 등장인물들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몰입했었다.

사랑...사랑의 이야기가 갖는 힘일 것이다.

 

한인 2세인 재니스 리의 이  첫소설은 뉴욕타임즈 베스트 소설에 올랐었다고 한다.

그녀의 차기작도 기쁜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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