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의 용의자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조영학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영화나 책을 보기 전, 지나친 기대는 금물'

많은 경우 기대치 이상의 실망을 안겨주었고, 기대감 없이 보았을 때라면 하지 않을 비난까지 하게 만들었다.

여기 이 책! 그러나, 그 규칙을 보기 좋게 깨주었다.

작가는 이미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크게 흥행한 영화의 원작[Q&A]를 썼으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제목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건은 벌어졌고 6명의 용의자가 있는데 진짜 범인을 누구일까?'라는 미끼를 던지고 있으니 이만하면 기대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그런데, 작가는 '3번의 반전'을 기대하라고까지 했으니 이쯤되면 읽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죽음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살인에도 카스트제도가 적용된다. 가난한 인력거꾼의 피살 사건은 하나의 통계 수치에 불과하며 신문 한 귀퉁이에 묻혀버릴 뿐이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건 유명 인사의 피살 사건이다. 왜냐하면 살해된 부자와 유명 인사 이야기는 희귀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그 희귀 상품을 누가 만들었는지를 찾는 것이다.

내무 장관의 오만 방자하고 파렴치한 32세의 아들 비키 라이가 피살되었다. 그 용의자는 모두 6명.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부패와 추문의 달인 전 수석 차관 모한 쿠마르.

펜팔로 결혼을 약속한 여인을 찾아 먼길을 떠나온 어리숙한 순정파 미국인.

유명하지만 정작 외로운 여배우 샤브남 삭세나.

마을의 안녕을 위해 잃어버린 신성한 돌을 되찾겠다고 나선 150센티미터의 검둥이 원주민.

휴대폰이나 훔치며 살다 신분의 차이를 넘어선 사랑에 빠진 문나.

그리고 피살자의 아버지 내무 장관 자간나트 라이.

어쩌다 그들이 한 자리에 모였는지 부터가 의문이며 호기심 거리이다.

익숙치 않은 인도의 이름들을 암기해가며 그들의 행적 쫓기에 바빴다. 아니, 즐겼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6명의 용의자들은 각자의 시간과 공간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그 정점을 향해 바쁘게 내달린다. 읽는 이로 하여금 잠시도 틈을 주지 않고 빠져들게 만드는 속도감이 특히나 좋았다.

마치 미로를 헤치고 찾아가면 가운데에 목적지가 나오는 것처럼, 구심점을 찾아 6방향에서 이야기가 달려오는 것이다. 게다가 용의자에 따라선 화자의 시점도 달라진다. 그러니 적잖이 헷갈리는 것은 감수해야했다.

 

반전은 곳곳에 있었다. 아마 그 반전의 개수는 읽는 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감탄을 하며 놀랐던 부분이 내겐 3군데였다. 작가의 의도와 맞아 떨어졌을지는 모르겠지만 내용에는 만족한다.

그렇다면 범인은 용의자 중, 누구일까? ^^

어쩌면 제목에서 부터 반전이 계산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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