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문장
김유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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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나서 책에 대해 뭐라 평해야할 지 도통 모르겠는 순간은 참 당황스럽다. 분명히 읽었건만, 어떤 걸 읽었는지, 느낌은 어땠는지 글로 옮기기가 쉽지 않은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작품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쉽게 읽히지 않았다는 뜻이다.
김유진이라는 신인작가의 첫 작품이라는데, 강하고 낯설다.
불편하고, 기이하고, 무섭다. 물론, 그런 요소들은 매우 유혹적이긴 하다.

 

9개의 단편들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환타지 속, 어느 기괴한 마을에서 벌어진 일들을 나열해 놓은듯하다. 아이들이 폭사당하는 당혹스런 상황으로 시작하는 [늑대의 문장]에서 이미 공포는 주위에 엄습해 왔다. 이어지는 [빛의 이주민들]에서의 불편한 출산 장면에서 멈췄어야 했는지도 모른겠다. 이 찜찜한 기분을 피하려면. 하지만, 그러기엔 분명 유혹적이다.  

소설이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보여주고, 느끼게 해줄때 읽는 이의 만족감은 커지는 것 같다. 그래서, 다소 친숙한 소재는 아니라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죽은 엄마의 발목을 곁에 두고 사는 두 자매의 이야기 [마녀]와 물 속에 가라앉는 마을에 사는 두 자매의 이야기 [목소리]는 그 의미들이 명확하지 않아 무슨 말인가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다. 모호함이 갖는 상상력이랄까. 아마 작가는 그런 의도로 작품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다 읽은 후, 뒷 부분의 해설은 큰 도움이 되었다. 명확한 결말과 의도를 바랐던 궁금증들이 해설에서 풀리는 듯하다. '신선한 상상력과 특유의 크로테스트한 묘사가 인상적이다'라는 심사평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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