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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을 모셨지
보흐밀 흐라발 지음, 김경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인상깊은 구절
인생은 아주 작은 거라도 해낼 수 있으면 아름다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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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이국적인 풍경과 호텔들을 상상하며 그곳의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지를 그려본다.
격동의 세월을 보낸 체코와 그 소용돌이 속에서 파란만장하게 살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만날 준비가 되었다.
"넌 아무것도 보지 않았고 아무것도 듣지 않았다. 하지만 넌 모든 걸 봐야 하며 모든 걸 들어야 한다."라는 지시와 함께 시작된 프라하 호텔의 견습 웨이터 생활. 10대 꼬마 디테는 호텔에 근무하며 여러 인간들을 만나고 세상을 배우며 꿈을 키운다. 호텔에 일하며 그가 관찰하게 된 사람들은 밖에선 교양있는 모습이지만 호텔 안으로 들어오면 온갖 추한 짓을 서슴지 않는다. 두 번째로 근무한 티호타 호텔은 내로라 하는 저명한 인사들이 남몰래 찾아와 비밀리에 흥청망청 쾌락을 즐기는 곳이었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듣지도 보지도 않아야 하는 곳이다. 공인된 사람들은 이런 곳이 절실히 필요하겠지. 누군가의 눈을 피해 본능에 따라 원초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공간. 하지만 그 원초적인 것은 늘 타락을 동반하는 듯 보인다.
드디어, 최고의 호텔인 호텔 파리에선 영국 왕을 모셨다는 지배인을 만나 그만의 경륜을 배우게 되고, 아비시니아 황제로 부터 영광의 훈장도 받게 된다. 하지만, 어느정도 인정을 받던 그가 독일여인 리자를 만나며 체코인들의 미움을 받아 호텔 파리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는 체코인이었고, 체코의 민족주의 운동의 단원이었다. 그런 그는 리자를 만나 결혼하며 자신에게 독일인의 피가 흐른다 한다. 옷을 바꿔입듯이 민족을 바꾼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의미도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그저 담담하게 , 자연스럽게 행동할 뿐이다.
마침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리자의 그늘에 디테는 목숨을 붙일 수 있었다. 전쟁과 함께 디테의 인생도 위태롭지만, 위기의 상황에서도 그는 비교적 운이 좋은 사람이다. 나치에 충성하던 리자가 훔쳐둔 희소한 우표로 그는 백만장자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을 무시했던 그들에게 힘을 보여줄 때가 된 것이다. 그만의 호텔을 짓고 명성을 쌓아, 백만장자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 세상으로부터 백만장자임을 인정 받는 것이 오로지 목표다. 그것은 어린 시절 호텔 방 바닥에 지폐를 펼쳐놓고 행복해하던 투숙객을 봤을 때 그에게 생긴 열망이었다.
그러나, 기득권을 가진 자들은 그들의 직원이었던 한낱 웨이터의 성공에 기꺼이 박수를 보낼만큼 너그럽지 않은 모양이다. 공산정권이 들어서며 모든 걸 잃은 그는 그의 인생에 회의를 느낀다. 결국 인생은 외로운 것, 고독한 것이라고. 이제 그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고독한 자신만의 새로운 인생을 살고있다.
그 속엔 어느때 보다도 차분하고 잔잔한 일상있다.
이야기는 디테가 자신의 인생을 조근조근 들려주는 형태로 이어진다. 내 얘기를 들어 보세요, 오늘은 이 정도로 할게요....라며 마치 마주 앉아 자신의 일생을 들려주는 듯하다.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던 흥미롭고 재미있는 초,중반을 넘어 후반에 들어서면 이야기는 깊어지고 짙어지며 인생을 되짚어 보게 만든다.
많은 작품이 체코 정부의 검열로 출판 금지되기도 했다는 보후밀 흐라발은 '체코 소설의 슬픈 왕'이라 불린다 한다. 그의 소설이 밝은 빛을 받게 된 것은 독자들에게도 큰 다행이다. 격렬했던 체코의 한 시대를 살았던 작가의 글로 '삶이란 무엇인가' 그 의미에 대해 자문해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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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이국적인 풍경과 호텔들을 상상하며 그곳의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지를 그려본다. 격동의 세월을 보낸 체코와 그 소용돌이 속에서 파란만장하게 살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만날 준비가 되었다.
"넌 아무것도 보지 않았고 아무것도 듣지 않았다. 하지만 넌 모든 걸 봐야 하며 모든 걸 들어야 한다."라는 지시와 함께 시작된 프라하 호텔의 견습 웨이터 생활. 10대 꼬마 디테는 호텔에 근무하며 여러 인간들을 만나고 세상을 배우며 꿈을 키운다. 호텔에 일하며 그가 관찰하게 된 사람들은 밖에선 교양있는 모습이지만 호텔 안으로 들어오면 온갖 추한 짓을 서슴지 않는다. 두 번째로 근무한 티호타 호텔은 내로라 하는 저명한 인사들이 남몰래 찾아와 비밀리에 흥청망청 쾌락을 즐기는 곳이었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듣지도 보지도 않아야 하는 곳이다. 공인된 사람들은 이런 곳이 절실히 필요하겠지. 누군가의 눈을 피해 본능에 따라 원초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공간. 하지만 그 원초적인 것은 늘 타락을 동반하는 듯 보인다.
드디어, 최고의 호텔인 호텔 파리에선 영국 왕을 모셨다는 지배인을 만나 그만의 경륜을 배우게 되고, 아비시니아 황제로 부터 영광의 훈장도 받게 된다. 하지만, 어느정도 인정을 받던 그가 독일여인 리자를 만나며 체코인들의 미움을 받아 호텔 파리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는 체코인이었고, 체코의 민족주의 운동의 단원이었다. 그런 그는 리자를 만나 결혼하며 자신에게 독일인의 피가 흐른다 한다. 옷을 바꿔입듯이 민족을 바꾼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의미도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그저 담담하게 , 자연스럽게 행동할 뿐이다.
마침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리자의 그늘에 디테는 목숨을 붙일 수 있었다. 전쟁과 함께 디테의 인생도 위태롭지만, 위기의 상황에서도 그는 비교적 운이 좋은 사람이다. 나치에 충성하던 리자가 훔쳐둔 희소한 우표로 그는 백만장자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을 무시했던 그들에게 힘을 보여줄 때가 된 것이다. 그만의 호텔을 짓고 명성을 쌓아, 백만장자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 세상으로부터 백만장자임을 인정 받는 것이 오로지 목표다. 그것은 어린 시절 호텔 방 바닥에 지폐를 펼쳐놓고 행복해하던 투숙객을 봤을 때 그에게 생긴 열망이었다.
그러나, 기득권을 가진 자들은 그들의 직원이었던 한낱 웨이터의 성공에 기꺼이 박수를 보낼만큼 너그럽지 않은 모양이다. 공산정권이 들어서며 모든 걸 잃은 그는 그의 인생에 회의를 느낀다. 결국 인생은 외로운 것, 고독한 것이라고. 이제 그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고독한 자신만의 새로운 인생을 살고있다. 그 속엔 어느때 보다도 차분하고 잔잔한 일상있다.
이야기는 디테가 자신의 인생을 조근조근 들려주는 형태로 이어진다. 내 얘기를 들어 보세요, 오늘은 이 정도로 할게요....라며 마치 마주 앉아 자신의 일생을 들려주는 듯하다.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던 흥미롭고 재미있는 초,중반을 넘어 후반에 들어서면 이야기는 깊어지고 짙어지며 인생을 되짚어 보게 만든다.
많은 작품이 체코 정부의 검열로 출판 금지되기도 했다는 보후밀 흐라발은 '체코 소설의 슬픈 왕'이라 불린다 한다. 그의 소설이 밝은 빛을 받게 된 것은 독자들에게도 큰 다행이다. 격렬했던 체코의 한 시대를 살았던 작가의 글로
'삶이란 무엇인가' 그 의미에 대해 자문해 보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