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탑
전아리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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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이 세상에는 진짜와 또다른 진짜가 존재하기도 한다.

 

 

 


TV프로그램 중에 헤어진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게 있다. 
가끔 그것을 보며 엄마가 우리 남매를 버리고 어딘가로 가지않고 끝까지 잘 키워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자식 버리고 사라졌다 뒤늦게 찾아나선 엄마들이 생각보다 많기에. 엄마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여자들은 대부분 가정과 자식을 버리고 나갈만큼 힘겹게 살았다. 물 위에 뜬 기름처럼 가정 속에 섞여 하나되지 못하고 폭군으로 군림해대는 남편과, 쪼들릴대로 쪼들려 희망이라고는 쥐구멍만큼도 보이지 않았던 절망을 받아들이고 홀로 자식을 키우며 돈도 벌어야했던...휴~ 
엄마는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거다.

 

처음에는, 술만 마셔대고 무능해 보이는 아비와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있는 어미를 둔 연이를 동정했다.결국에 도망치듯 집을 나간 엄마로 인해 연이는 더욱 불쌍해졌다. 
남의 물건을 훔치고, 감정은 매마른듯이 무덤덤한 그애가 너무 안쓰러워 가슴이 먹먹했다.
그리고, 아무쪼록 더 비뚫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그애를 응원했다. 헌데, 예상 밖으로 연이는 강했다. 
그 나이에 내게 없던 강인함을 그애는 품고 있었다. 
든든한 후원자이며 편한 머슴같은 친구 병욱은 연이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자신을 모두 드러내고 숨김없이 만날 수 있는 친구. 살며 그런 친구 몇을 둘 수 있을까? 
너무 가진게 없어서 그냥 솔직해지는 것이라 해도. 
나는 이제 연이가 부럽다. 그런 친구를 둔 연이를 더는 동정하지 않는다. 
주어진 운명 속에서 열심히 살고있는 그녀를 존중한다. 그녀의 삶을 존중한다.  

작가가 연이를 통해 표현하는 세상은 냉소적이며 기발하고 재미있으며 속을 후련하게 해준다.
'전아리'라는 작가를 내 머릿속에 깊게 각인시키게 되었다.  

"때가 서리처럼 허옇게 낀 팔꿈치를 허공에 쳐든 채로 역시나 때가 낀 뒷목과 겨드랑이를 부지런히 긁어대는 아이.... 그애가 몸을 들썩일 때마다 오래 묵은 젓갈 냄새가 났다." ---p.47
"오지랖 넓게 굴지 말고, 집 안에 큼직한 바늘이 있다면 학생 입부터 꿰매고 오세요."---p.60
"사람은 자고로 화를 낼 줄 아는 동물이어야 한다. 마냥 네네, 하며 굽실거리고 있으면 지갑 뺏어가고 외투 벗겨가고 나중에는 배꼽까지 떼어가는 게 세상 아니던가"---p.126 

혼자 웃음짓다, 씁쓸하게 생각에 잠긴다. 
작가를 좋아하게 되는 일은 독자로선 큰 선물과도 같다. 그만큼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만났다는 것이니까.

 11살 부터 19살 까지의 연이를 보며 나의 소녀시절을 떠올리고 추억해 본다. 
내 안에는 연이는 없다. 나와 참 다르구나 싶은 삶을 산 연이를 친구로 삼고싶다.

TV프로그램 중에 헤어진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게 있다.
가끔 그것을 보며 엄마가 우리 남매를 버리고 어딘가로 가지않고 끝까지 잘 키워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자식 버리고 사라졌다 뒤늦게 찾아나선 엄마들이 생각보다 많기에.
엄마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여자들은 대부분 가정과 자식을 버리고 나갈만큼 힘겹게 살았다.
물 위에 뜬 기름처럼 가정 속에 섞여 하나되지 못하고 폭군으로 군림해대는 남편과, 쪼들릴대로 쪼들려 희망이라고는 쥐구멍만큼도 보이지 않았던 절망을 받아들이고 홀로 자식을 키우며 돈도 벌어야했던...휴~
엄마는 우리를 버리지 않으셨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거다.

 
처음에는, 술만 마셔대고 무능해 보이는 아비와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있는 어미를 둔 연이를 동정했다.결국에 도망치듯 집을 나간 엄마로 인해 연이는 더욱 불쌍해졌다. 남의 물건을 훔치고, 감정은 매마른듯이 무덤덤한 그애가 너무 안쓰러워 가슴이 먹먹했다.
그리고, 아무쪼록 더 비뚫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그애를 응원했다. 헌데, 예상 밖으로 연이는 강했다. 그 나이에 내게 없던 강인함을 그애는 품고 있었다.
든든한 후원자이며 편한 머슴같은 친구 병욱은 연이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자신을 모두 드러내고 숨김없이 만날 수 있는 친구. 살며 그런 친구 몇을 둘 수 있을까? 너무 가진게 없어서 그냥 솔직해지는 것이라 해도.
나는 이제 연이가 부럽다. 그런 친구를 둔 연이를 더는 동정하지 않는다. 주어진 운명 속에서 열심히 살고있는 그녀를 존중한다. 그녀의 삶을 존중한다. 
 

작가가 연이를 통해 표현하는 세상은 냉소적이며 기발하고 재미있으며 속을 후련하게 해준다. '전아리'라는 작가를 내 머릿속에 깊게 각인시키게 되었다. 
 

"때가 서리처럼 허옇게 낀 팔꿈치를 허공에 쳐든 채로 역시나 때가 낀 뒷목과 겨드랑이를 부지런히 긁어대는 아이.... 그애가 몸을 들썩일 때마다 오래 묵은 젓갈 냄새가 났다." ---p.47

"오지랖 넓게 굴지 말고, 집 안에 큼직한 바늘이 있다면 학생 입부터 꿰매고 오세요."---p.60

"사람은 자고로 화를 낼 줄 아는 동물이어야 한다. 마냥 네네, 하며 굽실거리고 있으면 지갑 뺏어가고 외투 벗겨가고 나중에는 배꼽까지 떼어가는 게 세상 아니던가"---p.126

 혼자 웃음짓다, 씁쓸하게 생각에 잠긴다.
작가를 좋아하게 되는 일은 독자로선 큰 선물과도 같다. 그만큼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을 만났다는 것이니까. 

11살 부터 19살 까지의 연이를 보며 나의 소녀시절을 떠올리고 추억해 본다.
내 안에는 연이는 없다. 나와 참 다르구나 싶은 삶을 산 연이를 친구로 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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