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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애벌레 도감 ㅣ 신기한 도감
신카이 타카시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아이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누군가가 그랬다.도감만큼 탐이 나는 책도 없다고.
나는 동감한다. 도감 안에 살아숨쉬는 자연은 그대로 생의 놀라움이고, 위대함이다.
그런 것을 손 안에 들고 늘 마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많은 도감 중에 애벌레 도감은 처음이다. 징그럽다 하면서도 다시 보게 되는 것 중에 그나마 제일 귀여운 것이 애벌레 아닐까?
모든 생물체들의 아기는 다 귀엽다. 다 경이롭다.
송충이를 제외하고,애벌레 하면 우선 털없고 길쭉하니 꿈틀꿈틀 거리는 모습이 떠오른다. 여러개의 발이 제각각 움직이는 모습에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기 일수다.
이 책에 나오는 애벌레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상식의 틀을 깨준다.
털이 많고 어른 벌레하고 똑같이 생겼거나, 아주 다르게 생겨서 이게 애벌레인가 싶은 친구들이 등장한다. 이름도 하나같이 생소하고 모습도 익숙치 않다.
일본인의 작품이니 모든 벌레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지는 모르겠다. 비슷하지 않을까 짐작하지만 그래도 낯선 벌레들이 참 많다.
곤충의 생장을 알, 애벌레, 번데기, 날개돋이 순으로 실었고 끝에 어른벌레 도감으로 마무리했다. 벌레에 관심이 없거나 있거나에 상관없이 이 책은 도움을 주고있다.
나처럼 곤충에 관심이 없던 사람에게도 자연이라는 좋은 친구를 소개해주는 중매쟁이 역할을 충분히 했으니...
알을 낳는 순간, 알을 낳는 장소, 그리고 그 알이 어떻게 부화하는지를 볼 수 있다. 세상에 이렇게 생긴 알이 있다니, 아이는 연신 개구리 알이 나무에 붙은 것 같다며 호들갑이다. 노린재들으 애벌레는 성충과 같은 모습이라, 어린 아이의 눈에도 의아했는지 이건 애벌레가 아니라며 도리어 나를 가르치려든다. 새로운 것을 배운 뿌듯함에 기분이 좋았다.
귀여운 애벌레, 징그러운 애벌레, 화려한 애벌레, 애벌레 같지 않은 애벌레...
다양한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책에 빠져들었던 시간이다.
책을 들고 곧바로 산으로 들로, 밭으로 나가 관찰하고 싶은 욕구가 마구 솟는다.
마침 필요한 도구도 페이지 밑에 고맙게 적어 놓았으니, 못할 것이 없다.
이번 추석에 시골로 내려가면 함께 벌레를 찾아보자며 아이들과 굳은 약속도 했다.
꼭 멀리 가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것이 사실, 벌레다. 책을 보기 전에는 무조건 징그럽다며 혐오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관찰자 입장이 되어 들여다 보며 애정의 눈길마저 보내게 되었으니, 책이 주는 진정한 효과가 아닐런지.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에 쏙 드는 도감이었다.
자연을 품게 할 수 없다면 도감을 안겨주자!
그런 다짐 아래 도감과 친구를 만들어 주기로 마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