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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 2 : 한자어.외래어 - 생각이 두 배로 커지는 우리말사전
우리누리 글, 우연이 그림 / 길벗스쿨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려서 아빠가 해주신 옛날 이야기가 문득 떠오르네요.
왜 소를 움직이게 할 때 '이랴'라고 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들려주신 거랍니다.
옛날에, 힘이 아주 센 며느리가 장에서 씨름을 하고 부상으로 받은 소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한 고개 넘고 또 한 고개를 넘어 한 참을 걸으니 소가 지쳐 힘들어
하더랍니다. 기운이 센 이 며느리는 소를 번쩍 들어 머리에 이고는 가던 길을 재촉했대요.
그렇게 몇 번을 지친 소를 머리에 이고 산을 넘었답니다. 근데, 소도 몸이 무겁고 크니 누구에게 업히거나 이어도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머리에 이고 갈 때 마다 고통스러워 했다네요.
그런데도 가다가 주저앉고는 하니 이 며느리가 소를 향해 이렇게 말했답니다.
" 왜, 또 이랴?" 그 말에 소는 얼른 일어나 걷더랍니다.
그래서 그 후로 소를 움직이게 할 때는 '이랴~'라고 한다네요.
이야기를 듣고는 말이란 참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보따리구나 싶었죠.
그런 재미를 아이들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우리 말의 제 맛과 멋을 아이들은 잘 모르는듯 합니다.
줄임말, 유행어, 인터넷용어들이 마구 쏟아져 나와 우리말에 대한 정확한 의미도 이해 못하는 아이들을 흔들어 놓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런 때에 이 책의 출간은 부모로서 고맙죠.
79가지의 한자어와 외래어에 대한 유래를 알려주는데, 이야기 형식으로 되어있어 읽는 데에 지루하지도 않고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으니 전달력도 있습니다.
'그렇구나' 무릎을 치며 감탄하게 된답니다.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네요.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며 토론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자어와 불교문화에서 나온 말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느꼈네요.
고유하고도 독창적인 것만 있으면 좋겠다는 한글에 대한 욕심은 어쩌면 이웃한 나라와 문화를 철저하게 배척해야만 가능한 위험한 발상인지도 모르겠네요. 서로의 문화와 말을 섞다보면 자연히 받아들이고 변형되는 것이 있는 것인데...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말이 주는 재미, 의미, 중요성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준 고마운 책,
1권에 이은 2권도 만족합니다. 3권, 4권으로 이어지며 우리말 공부를 도와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