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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튼 -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과 배려
닥터 수스 지음, 김서정 옮김 / 대교출판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책을 산다지만, 사실 제 맘에 드는 그림이 우선 순위에 오릅니다.
그림책에선 그림이 단연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제게 이 책은 만족을 안겨 주었습니다.
다섯 가지를 넘지 않는 색채와 부드러운 곡선으로 그려진 그림이 매력적입니다.
작가 닥터 수스는 그림책의 노벨상이라하는 칼데콧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칼데콧은 그림에 좀 더 치중해서 상을 주는데, 역시 상을 받을만 하다고 동감했습니다.
화려하고 꽉 채워진 그림이 주는 답답함으로 부터 해방되어 신선한 공기로 기분 전환을 한 느낌입니다. 꼭 소장해볼만한 작품이지요.
앞 제목의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과 배려'라는 대목에 저는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었어요.
바로, "용기"입니다.
코끼리 호튼은 먼지 뭉치 위에 있는 누군가의 세상을 책임지려합니다.
아무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그 존재들을 위해 호튼은 남의 이목이나 핀잔 따위엔 아랑곳하지 않지요. 현실의 세계에선 그러기 쉽지 않은데...내가 옳다고 생각해도 다수가 소리 높여 몰아부치면 이내 포기하고 따르게 되지만 호튼은 꿋꿋합니다.
책에 나오는 캥거루 같은 사람들이 있지요. 자신의 이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면서도 그저 남을 무시하고 틀렸다고 가르치려 드는 사람들...아주 싫습니다. 내가 싫으니 너도 하지 말라, 내가 하는 것을 너도 따르라는 식의 오만과 독선이 배려가 무엇인지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겠죠.
원숭이, 독수리, 캥거루들이 호튼의 말을 믿지 않고 오히려 처벌 하려 들지만 호튼은 작은 존재들을 위해 끝까지 책임을 져버리지 않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책임을 수반하는 것이지요.
위기에 봉착한 작은 존재들은 모두 힘을 모아 자신들이 있음을 알리므로써 위기를 모면하죠.
혼자서는 할 수 없던 일을 모두가 힘을 모으니 가능했던 것입니다.
나뭇가지 하나는 쉽게 부러뜨려도 여러개를 모으면 부러뜨릴 수 없다는 것 처럼 협동의 힘도 알려줍니다.
영어의 원문이 책 뒷 부분에 나와요. 언어습득 이론에 맞춰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에 맞게 읽다보면 재미있는 운율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이야기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모두 수긍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어쩌면 어른의 눈으로 보려고 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