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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이벤트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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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넣고 테이프만 붙이면 되니 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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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걸 - 새로운 여자의 탄생
댄 킨들런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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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일부 소녀집단에 대한 보고서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20-30대 여성을 타겟으로 한 책을 거칠게 분류하면 보통 아래↓ 정도라고 생각하는데요.
 
1. 여성식 자기개발서- 직장에서 집에서, 여자라고 손해보고 살지 않는 법.
당당하게 일하는 법등을 주로 소개
2. 생활 지침서- 1과 비슷하나 1보다는 살짝 가볍게 접근, 자잘한 생활전반과 연애에도 꽤 지면 할애
3. 여성모델 보고서- 새로운 여성상을 사례들과 함께 보고서 형태로 소개
4. 페미니즘 계열- 말 그대로.
 
보통 1,2 번은 국내 저자들이 많이 쓰고 그만큼 한국 현실에 맞게 조정이 되어 있습니다.
현재 1번은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로 대표될 거에요.
2번의 책은' 여자생활 백서' 정도?   ('여자의 모든~' 이 구설수에 오르면서도 
꾸준히 팔려나가며 시장개척을 하자, 뒤이어 나온 책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3번의 경우는 외국 저자들의 번역물이 많습니다.
대개 유명한 사람이나 특정 계층 등을 하나 잡고, 그녀(그녀들)의 생각과 행동패턴을
인터뷰, 설문, 실험등을 통해 보고분석해 주죠.
' 칼리 피오리나' '여자의 카리스마는 따로 있다'정도일까요.
4번은 '남자가 생리를 한다면' '페미니즘의 도전'이 떠오르는군요.
 
알파걸을 이 분류에 맞춰 넣으면 3번에 들어갑니다.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서점에서 보기쉽고 집기 쉬운 매대에서도 눈에 띄는 핑크색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 보인 것은
 
"공부, 운동, 리더십 모든면에서 남학생들을 능가하는 엘리트 소녀들인 알파걸은 재능있고
욕심이 많고 자신감이 있다. 알파걸은 여자라는 사실 때문에 제약을 느끼지 않는다.
우선 인간이고 그 다음이 여자인 것이다.
전통적인 사회구도들은 알파걸과 전혀 무관하다'
 
라는 표지의 글. 여성문제에 관심 있는 분 들 중에서
우선 인간이고 그다음 여자라는 말에 안 끌리는 분이 있을까요?
게다가 그게 문제가 될 여지도 없이 아주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이며,
그럴만한 능력도 있는 소녀들이라...
 
일단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이 책의 저자가  딸 둘을 둔 아버지이며 외국인이란 점입니다.
즉 이 책에서 말하는 알파걸이라는, 거의 새로운 인종이라고까지 표현하는 이 집단은
한국에 없거나 있어도 주목받지 못할 정도로 적단 거죠.
어디까지나 외국의 사례이고 보고입니다.
 
 
 
 
 
저자는 [오필리어 되살리기]라는 책을 읽은 여학생들이
'(책속의) 소녀가 참 안되기는 했지만 패배자일 뿐이다. 우리랑은 틀리다'
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을 경험하고 그때부터 여학생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의 여자아이들이
좀 오래된 심리학 책에서 설명하는데로 사춘기가 되면서 심리적으로 우울해지고 자신감을 잃는 소녀들인지
아니면 자신이 본 당당한 여학생들인지.
스스로도 그 나이 또래의 딸을 두었으니 더욱 연구에 몰두했겠지요.
 
그 결과 저자는 전체 여학생은 아니지만, 일부집단이 전통에 얽매이지 않은
새로운 종, 세대라고 판단하고 그녀들을 '알파걸' 이라고 이름붙입니다.
 
알파걸들은 공부나 운동, 또래집단을 이끄는 일에 있어 적어도 남자들과 동등하거나  더 우수합니다.
자신감이 넘치고 스스로 미래를 결정하려고 합니다.
 
페미니스트들이 노력한 결과를 고스란히 받은 세대라고나 할까요.
그녀들의 어머니는 (대부분) 페미니스트였고, 직업이 있고, 마땅한 역할모델이 되어 주었기 때문에
알파걸들은  많은 여성들이 어릴 적 알게 모르게 주입받은 전통적인 여성상에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녀들에게 남녀차별적인 상황은 '참 당황스러운 일' '신경 쓸 것도 없는 일'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라디오를 조립하다가도 인형놀이를 할 수 있는' 딱히 남성적이라거나 여성적이라고 찍어
말할 수 없는 세대이기도 하죠.
 
단지 이런 집단에 대해서 설명하는 책이라면 지루했을지도 모르지만, 저자는 많은 인터뷰와
설문등으로 알파걸과 여성들의 '목소리'를 치우치지 않은 시각으로 들려줍니다.
 
 
 
 
예를 들면 페기 오렌스타인의 저서'여학생'에는 이런 내용이 있답니다.
 
"소녀들은 사춘기가 되면 몸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데,
수학, 과학실력에 자신감을 잃고 외모를 못마땅해하며 자신감을 잃는다"
 
그런데 이 조사가 사실이랍니다. 미국대학여성협회(AAUW)에서는
"소년소녀 모두 사춘기가 되면 여러면에서 자부심을 잃는데,
소녀의 경우 영향이 길고 심각하다"
 
고 결론내렸다는군요.
그런데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AAUW에서는 여학생들의 자부심이 낮은 이유가 교실에서의 미묘한 성차별 때문이라는 결론을 냈습니다.
'남학생에게 더 신경을 쏟고, 대답할 시간을 더 주고, 더 수준 높은 수업을 해 주고,
협력학습보다 경쟁을 강조하는' 상황에서는
여학생들의 자부심이 당연히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거지요.
덧붙여 아이가 '여성' 이 되면서 사회가 기대하는 여성역활에 대한 압박이 더욱 자부심을
빼앗아간다고 합니다.
 
이 당시의 조사결과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현재 이 저자가 조사한 바로는 그 이후 또 상황이 변했답니다.
AAUW의 조사로는 여학생들의 자부심은 초등학교때 급락해서 고등학교 내내 낮다고 했는데,
이제는 초등학교때는 일정하다가 오히려 조금 높아지기도 하고,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남학생들과 동등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겁니다. (이 수치는 알파걸들뿐만 아니라
보통 소녀들도 마찬가지라는군요)
 
그런데 아놀드 박사란 분은, 1981년 일리노이 고등학생 대표들을 10년간 관찰한 저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남학생은 아니고)여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부터 대학교 2학년까지 지적능력에 대한 자부심이 낮아진다"
 
허나 저자는 이리도 당당한 알파걸이 대학에 들어간다고 자부심이 낮아질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답니다.
실제로 그가 아는 여학생들은 '대학 수업이 힘들지는 않다, 숙제가 있긴 한데 못따라갈 정도는 아니다,
좀 더 어려울 줄 알았는데 실망이다' 등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니까요.
 
여기서 아놀드 박사의 조사군 중 한 명인,
1981년 일리노이 고등학생 대표중 하나인 베스란 여학생이 명문을 남겼습니다.
 
"나는 나이가 들고 교육수준이 올라갈수록 자신의 지적능력을
'평균보다 훨씬 높다' 고 평가하기를 꺼리는 여자들 중 한 사람입니다.
솔직히 나는 그것을 자부심이 낮은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오히려 더 성숙한 것으로 봅니다.
제가 보기에 정말 걱정스러운 것은
남자들의 자부심 수치가 전혀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
(저자는 이 해석에 상당히 동의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소년심리 역시 연구해 왔고
'허세부리고 문제를 축소하는게 남자다움의 일부'임을 알고 있으니까요.)
 
 
책의 중간즈음부터는 알파걸에 대한 분석에서 여성적인 것, 남성적인 것은
유전적인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에 대한 공방으로 넘어갑니다.
물론 여기서도 많은 자료와 통계들이 자료로 들어지고, 지금까지 정설이라고 받아들여졌던
것들이 뒤집히고 의문거리가 됩니다.
'정말 그런가? 이런 사례가 있고 지금은 이렇게 변하지 않았나?'
라면서 말이죠.
 
이어 남성의 쇠퇴에 대해 한 문단을 할애하고, 알파걸들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며 책이 마무리됩니다.
..알파걸들이라는 집단도 역시 결혼과 일에 대해서 딱부러지게 결론내린 숫자는 많지 않네요.
이건 아직 그녀들이 그런 상황에 놓이지 않아서일 수도 있죠.
하지만 또 재미있는게, 보통은 '이렇게 자부심있고 공부도 잘하면 결혼보다야 일을 선택하겠지'
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일찍 결혼할 거라고 대답하는 소녀도 있고
공통적으로 그녀들이 자신들의 내재된 여성성과 가정의 중요성을
부정하거나 간과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글쎄 앞으로 이 세대가 어떨게 될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성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할일을 하는 여성 집단, 세대가 나타났다는 것만으로도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비록 제가 사는 땅에선 먼먼 훗날에 탄생할 아이들이라도요-_-
 
 
위에도 썼지만 이 책의 저자는 외국인이고 사례들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모은 것들입니다.
(흑인과 히스패닉 소녀들도 설문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녀들은 인종이 다를 망정
살고 있는 토양은 거의 같습니다.)
제가 이 책을 집고, 흝어보고, 사서 읽은 이유는 호기심이나 지적탐구심때문만이 아닙니다.
 
 
자기 위로와 자부심 촉진을 위해서지요.
 
저런 여자애들이 제가 사는 땅에 제가 살아있는 동안 나타날 수 있을까요?
점심값 아껴 비싼 커피 마시는 것 정도로도 돌을 던지는 이 땅에서.
하지만 바다너머 어떤 땅에는 이런 애들이 있다더라, 하는 걸 읽는 것만으로도 전 위로가 됩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이 아이들과 저의 차이점, 공통점을 찾게 되고 그들과 동화됩니다.
아 나도 이렇게 살고싶어, 나도 이렇게 살아야지 하고 생각하게 되고요.
 
이 책 이외에도, 여성의 자기개발이나 역할모델등에 관한 책을 읽는 것도 같은 이유 같아요.
그런 종류의 책들을 가끔 사 읽었는데 왜 읽는지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게도 해 주었군요.
 
시간과 금전의 여유가 되시는 분은 한 번쯤 읽어보세요.
제가 책 내용을 미리니름 한 것 같지만, 실제로 읽어보시면 빙산의 일각이란 걸 아시게 될 거에요:-)
남자분들도 재미있을지도요. (그렇다고 또 남학생을 막 깎아내리거나 비난하는 내용은
아니거든요. 이런 소녀들에 대한 남학생들의 반응도 재미있고^^)
 
 
덧: '여자의 모든 인생은...' 도 그렇고 '알파걸'도 그렇고 어째 여자개발서엔
핑크-화이트가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안 그런 책도 있지만) 다른 분야에선 잘 안 쓰는 색들인데;
'캐릭터는 핑크라야 팔려!'
'여자에겐 분홍이 어필한다!'
라는 것과 같은 맥락일까요?+_+;  하긴 책도 상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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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처음 출판되었을 때 쯤 쓴 글인데, 조금 지나니

언론에서 우리나라에도 '알파걸'이 있다는 둥 띄우더군요.

하지만 이 알파걸이란 집단은 비교적 여성의 발언이 센 외국에서도 아직

'알파우먼'이 될 수 있을지 사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우리나라에서 과연 진정한 의미의 알파걸들이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알파걸'은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알파걸들'은 적을 것이고,

그녀들이 '알파'일 시기는 더욱 더 적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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