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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 2단계 문지아이들 8
수지 모건스턴 지음, 김예령 옮김, 미레유 달랑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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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서서 읽다가 그냥, 사버렸다. 이런 멋진 책을 사 두지 않는 다는 것은 인생의 즐거움을 하나 잃는 것이니까.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안 사실이지만 수지 모건스턴은 <엉뚱이 소피의 못말리는 패션>을 쓴 작가였다. 그때도 정말 '엉뚱'하지만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 역시도 굉장했다.

내가 교사인 입장에 서 있다보니, 나의 학급 운영과 오버랩되면서 굉장히 부럽고도 부끄러운 생각도 들었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조커를 주고 있나하는 생각도 들고, 나 역시 아이들에게 어떤 조커를 사용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들이 머리 속에 차버렸다. 끊임없는 아이디어로 즐거운 수업을 할 수 있는 조커를 어딘가에 버려둔것이 아니길 바란다.

인생에 있는 많은 조커들, 그러나 한 번밖에 사용할 수 없고 기회가 지나가기 전에 사용해야한다는 것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즐겁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잊지 않아야 될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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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는 남자
카롤린 봉그랑 지음 / 열린책들 / 199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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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그 구성이 신선했다.
그러나 그 결말은 뜻밖이었다.
그것은 내가 이 책은 추리소설과 연애소설로서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책에대한 사랑을 쓴것이란다.
책을 읽는다는 것, 소설을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내가 영 다르게 읽어서, 처음에 몰랐었는데,
다른 소설들을 읽고 있자니 그 말이 떠올랐다.
'책을, 소설을 읽는다는 것…'
이것은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거창한 표현을 최대한 줄이고 얘기해도,
바로 사랑하는 것이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도 최고로 멋있게 살아가는 그것이다.'

책을 읽을때(요즘은 거의가 다 소설이지만) 나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되고, 그 소설 속의 인물들을 좋아하고, 안타깝게 여기기도 하고, 때론 증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사랑이다. 즉, 난 책을 읽으면서 사랑을 하게된다.

콩스탄스는 그러한 사랑을 현실에서도 얻게되는데, 이것은 꼭 책을 읽는 것에 의해서 우연히 만들어진 현실의 연애라할지 모르지만, 내게는 그것 역시 책을 읽는 바로 그 행동으로서의 사랑의 연장이라고 생각된다.

음, 이제 책읽기를 시작하고 있는 나로서는 너무 거창하고 건방진 소리일지 모르지만 말이다.

요즘의 나는 책을 읽을 때, 첫사랑에 들뜬 소녀처럼 가슴이 뛰고, 하루라도 만나지 못하면 그를 간절히 그리워하는 열병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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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들의 아버지 -상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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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소설은 친절하고 입심있는 가이드가 함께하는 입체영화이다. 영화를 보고 있을때에는 자신도 모르게 불어오는 바람에 모자가 날라가지 않도록 꼭 잡게 되지만 영화가 끝나면 불이켜지고 친구와 재있었어라고 웃으며 일어나게 된다.

내가 그의 소설을 처음 만나 것은 <타나토노트>에서였다. 전 세계의 사후와 관련된 신화를 모두 요약한 것같은 많은 분량의 주석을 달고 있던 그 이야기는 읽기 시작하기 전에는 만만찮은 분량과 생소한 단어들로 인해서 거리를 두게만들더니 책장이 넘어갈수록 빨려드는 듯 눈을 못 떼게 되었고, 마직막에 가서는 나도 모르게 외마디 비명을 지르게 했었다.(그 비명의 의미는 책을 읽어 본 사람들은 알거라 생각된다.)

아무튼 그 책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 이후로 나는 그를 아주 훌륭한 이야기꾼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작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미덕은 상상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해서는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베르베르는 바로 이 상상력을 아주 효과적이고 풍부하게 발휘하는 사람이다. 그의 소설을 읽다보면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이야기인지 구분되지 않는 경우를 만난다. 물론 여타의 소설에서도 그러한 경우가 있겠지만 베르베르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현실적이지 않다'라고 여겨지는 부분을 소재로 이용하는데도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즉 그의 소설은 현실 세계가 지금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고 훨씬 더 이상하고 기묘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믿음을 마음 한 구석에 남긴다. 그것은 누군가가 소설과 현실을 구분하는 능력이 낮아서 <아버지들의 아버지>를 읽으며 우리들의 조상이 꼭 영장류에서만 진화한 것이 아니라 훨씬 더 드라마틱한 사건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의 이러한 탁월한 상상력은 현재의 시간에서 진짜 소설의 시간으로 빠져들게하고 그와 함께 더없이 즐겁고 짜릿한 경험을 하게 한다. 그러나 그가 정말로 훌륭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부분은 바로 마지막 장면이다. 그의 마지막은 '그리하여 그들은 아주아주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옛날 이야기 마냥, '이 긴 사건들은 사실 현실이 아니라 그냥 이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야'라고 넌즈시 속삭인다. 이렇게 친절한 이야기꾼이 어디있으랴.

소설 속에서 인류의 기원에 관한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작심하지 않는한 그는 몇시간동안 아주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마지막에 베르베르의 의중을 대변한 듯한 뚱뚱한 기자가 미씽링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나는 인간의 상상력이야 말로 진화의 미씽링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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