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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강이 되어
사토미 기쿠오 글, 우시지마 시즈코 그림, 고향옥 옮김 / 해와나무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자연을 소재로 하는 책은 편안함을 준다. 특히나 자연을 그린 그림책은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주는 효과가 있다.
'해와나무'에서 출판된 '나도 강이 되어'는 내용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지만 그림이 참 인상 깊었다.
글쓴이 사토미 가쿠오는 사람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물인 생명. 그 생명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한다.
그 이야기 가운데 물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어서 이 글을 썼다고 한다.
'감동 하나,어릴 때 물참나무 줄기에서 물 흐르는 소리를 들었던 것.'쭈르르 쉴 새 없이 나는 물소리..그때 물이 나무를 키운다는 것을 알았고 나무가 살아 있다고 느꼈다고..
그리고 감동 둘 어른이 되어 읽은 책에서 엄마 배 속에서 아기의 몸이 자라는 과정을 알게 된 것,
눈, 코, 입이 생기기 전 아기 몸에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이 몸속으로 쭉 이어진다는 것..
앞의 구멍이 항문이 되고, 이어진 끝이 입이되어 하나의 관으로 연결되는 것이라는 것..
이 관을 통해 물이 흐르고 생명이 자란다는 것..에 관한 글을 썼다고 한다.
이 책에서 글보다도 감동을 준 그린이는 우시지마 시즈코
간결한 글 속의 생각을 어떻게 표현할 까 고민하다가 건축 폐자재인 삼나무 판자를 발견하고 매끈하게 손질해서 수채 물감과 색연필로 숲과 강을 그리기로 했다고 한다.
삼나무의 빛깔과 색연필의 색이 어우러져 싱그러운 자연의 색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데 어린이들이 이 그림책 속에서 물소리를, 바람 소리를 초록의 소리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책을 펴 든 지인이의 얼굴이 환해진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인 만큼 이 책의 그림들은 나무 판자에 그린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려주었는데 그림을 더 집중해서 보면서 정말 나무 판자라고 환호성을 지른다.
그래서인지 엄마가 보기에도 더 특별한 책으로 느껴진다.
온 세상은 물로 시작하고 물로 연결되 있는 것을 새롭게 깨우쳤다고 할까?
판자 위에 이렇게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이렇게 다양한 색감을 표현할 수 있을까?
책 속의 단어들도 아이에게 신비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토독토독 토도독, 쭈르쭈르 쭈르르, 푸드덕푸드덕,쭈르릅쭈르릅, 할짝할짝과 같은 의성어 의태어를 많이 사용해 단어 실력을 늘리는 데도 도움을 준다.
글은 많지 않다. 그린이가 간결한 글 속에 숨은 깊은 의미를 나타내기 고민했다는 말처럼 책의 글은 간단명료하다.
그래서 그림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림을 통해 물과 생명의 연결, 그리고 단어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지인이는 "정말 나무같아요. 나무결이 느껴져요. 저도 한 번 그려보고 싶어요."라고 한다.
"그래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낀 점을 그림으로 한 번 그려보자. 이렇게 판자에 그리니까 그림이 생생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더 잘 느껴지는 것 같구나."라고 말하니 지인이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림의 기본은 나무이지만 그 속에서 잘 어우러진 곤충과 사람과 나무와 바람과 새의 모습이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어느 전시회에 가서 본 그림보다도 느끼는 점이 많았던 책이다.
지인이도 엄마 만큼이나 책을 보고 감동을 받았는지 바로 독후활동을 시작한다.
'바닷가에 새가 있고 나무 판자에 그림을 그려 만들었기 때문에 나무 냄새가 나는 것 같다'라고 적은 후 바다 위를 날아가는 새를 그렸다. 물론 나뭇결을 표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그리고 그림으로 표현한 자연의 생생함이 느껴지는 수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