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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는 바퀴가 있어요! ㅣ 마음이 커지는 그림책 12
실비아 몰리나 지음, 남진희 옮김, 스베틀라나 티우리나 그림 / 을파소 / 2011년 6월
평점 :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 두 분다 내가 어렸을 때,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래서 친할머니와 친할아버지에 대한 기억만 있다. 할아버지는 세상 사는 이치와 지혜를 알려주려 하셨는데 그 중에서는 아직도 기억하는 것들이 있다. 날짜 세는 법, 달력 읽는 법..그리고 사람들 대하는 법..
어른들과 함께 있으면 배울 점이 많다. 단점도 있지만..
'을파소'에서 출판된 '우리 할머니는 바퀴가 있어요!'는 세상을 보는 따뜻한 눈을 가진 소녀와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 이다. 어렸을 때 발레리나나 가수가 되고 싶었던 작가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나 상상했던 일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글을 쓴다. 글쓰는 일이 꼭 꿈을 꾸는 것 같다는 작가는 멕시코에서 태어나 인류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그림책에서 글 만큼 중요한 삽화를 그린 스베틀라나 티우리나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으며 네덜란드에 머물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어린이 책을 쓰고 그리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 지금은 순수 미술 작업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나이가 들고 이제는 도움만 필요해진 할머니의 이야기는 어두울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할머니 이야기는 전혀 어둡지 않다. 할머니를 대하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참으로 따뜻하게 그려져 선택했다. 현재 양가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모두 계신 지인이는 어떤 심정으로 이 책을 읽고 기억하게 될까...설레는 마음으로 선택했다.


'우리 할머니는 바퀴가 있어요!'에 나오는 할머니는 주인공의 친할머니가 아니다.
기억도 점점 가물해지시고 내가 누군지 가끔만 기억하신다.
하지만 친절하고 늘 웃어주신다...
이 분은 엄마가 입양하셨단다...아이만 입양하는 게 하니라 할머니도 입양할 수 있다는 사실,,
마리아는 정말 행복하다. 마리아의 할머니는 친구들의 할머니보다 성품이 온화하고 친절하시니까.
친구 로사의 할머니는 성난 괴물처럼 투덜거리기만 하신다.
친구 루이스의 할머니는 텔레비전 앞에서 뜨개질만 하신다. 잘 듣지도 못하면서 루이스가 떠드는 소리는 싫어하신다. 손자들의 질문에 대답조차 하지 않는 할머니라니...
친구 떼레의 할머니는 벙어리 같다.게다가 우리 할머니 이름을 니나 라고 잘못 알고 계신다..아무리 용을 써도 말을 하지 않으신다..
우리 할머니는 천진난만하시다...기억을 점점 잃어가고 계시지만..
나처럼 어린애처럼 행동하시지만 분명 할머니시다.
우리 할머니는 내가 좋아하는 건 모두 다 좋아하신다. 그래서인지 나와 할머니는 쌍둥이처럼 똑같은 시간에 배고프고 똑같은 시간에 졸립기도 하다..
아이들과 함께 모래밭에서 모래 놀이를 하시는 할머니..
가끔은 어른으로서의 위엄을 잊고 아이와 즐겁게 노는 게 아이들과 의사 소통하는 데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이겠구나 싶다. 마리아의 할머니처럼..
책을 읽으면서 지인이는 연신 웃는다. 할머니가 아이스크림을 아침 식사로 드시는 부분에서는 매우 부러워한다.
가끔 지인이도 아침에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하지만...그래서인지 홍제동 할머니께 전화를 해서 아침에 아이스크림을 드시냐고 묻는다.
물론 할머니는 센스있게 가끔 드신다고 대답하셨고 지인이도 만족스런 얼굴로 전화를 끊는다.
책을 다 읽고 난 지인이는 마리아의 할머니가 참 좋은 할머니라고 말한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고 바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독후 활동으로
'마리아의 할머니는 바퀴가 있어요. 그래서 바퀴를 굴리면서 가지요,(그건 휠체어랍니다.)라고 적는다.
하지만 엄마의 바램은 양가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휠체어 타는 일 없이 건강하셨으면 하는 거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