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조금 우울하지만, 보통 사람입니다
이수연 지음 / 놀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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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작고 네모난 방 안에서 혼자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전과는 달리 병원 치료도 모두 포기하고 싶었다. 나는 소리 없는 폭력을 나에게 휘두르고 있었다. 내가 가장 되고 싶지 않은 모습이 지금의 내 모습이었다. 고요하지만 화가 났고, 용서할 수 없는 마음에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울 수는 없었다.

나는 다시 시간이 가지 않는 방으로 왔다. 혼자지만 혼자일 수 없는 곳. 긴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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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조금 우울하지만, 보통 사람입니다
이수연 지음 / 놀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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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모든 것을 쌓아 올릴 수 있는 땅이 생겼는데 쌓아 올릴 돌이 없다. 정말이지 절망에 가까운 감정이다. 나를 용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과거의 상처를 딛고 나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알면서도 오랫동안 아파했던 긴긴 시간이 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든다. 죽음에 대한 내 마음은 때로는 한없이 나를 자유롭게 만들지만, 희망과 행복을 모두 슬픔으로 만들어버린다. 이럴수록 나 자신이 너무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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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지음 / 놀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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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너보다 힘든 사람 많아˝

이 상처는 곪기만 하고 없어지지 않는다.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다.
아니 쓰레기통에 버리자.

어딘가 눈에 보이게 아프면 안심이 된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아파할 수 있어서, 아파해도 될 것 같아서. 그러나 옆에 누군가 있으면 괜찮다고 말하며 웃는다. 참을 수 있는 만큼 혹은 그 이상을 참는다. 지금까지 가장 후회한 말 중의 하나가 ‘아프다’라는 말이였기 때문에.

울리는 휴대전화기를 그저 바라만 보았다. 사람들은 연락이 오지 않으면 불안하다던데, 나는 연락이 오면 불안하다. 아무도 날 찾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피하고 싶은 사람, 그 사람일까 무섭다.

내게 상처 준 어떤 이가 이렇게 말했다.

"너는 행복하기 힘들 거야."

그 말은 내게 저주로 남아 있다. ‘어쩌면 내가 지금 살아 있는 게 욕심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느냐’ 하는 물음은 무의미하다.

‘괜찮아. 이제 살지 않을 거니까.’

이게 나의 답이다.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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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지음 / 놀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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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여주지 않는 데’ 익숙한 사람이다. 어차피 나를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그래서 난 그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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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조금 우울하지만, 보통 사람입니다
이수연 지음 / 놀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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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항상 그런 식이지. 널 보는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잖아."

그 말을 듣는 순간 깨달았다. 나는 절대 누구에게도 나를 보여선 안 된다는 사실을. 그저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해야 한다는 사실을. 마음을 내보였을 때 내게 돌아온 것은 작은 유리 조각 같은 말이었다. 나는 말없이 그 친구를 바라보다 헤어지는 순간 말했다.

"그럼 더는 날 안 봐도 괜찮아."

나는 그 말을 던지고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향했다.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돌아볼 수 없었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무너진 것 같았다. 홀로 눈물을 훔치며 조용히 길을 걸었다.

아마 그 친구가 생각한 답은 이게 아니었을 것이다. 내가 괜찮게 잘 지내길 바랐을 것이다. 그 모든 걸 알면서도 나는 그렇게 말했다. 나의 어두운 모습을 유일하게 정면으로 바라본 사람, 나의 마지막을 끝까지 바라볼 사람. 그렇게 나는 그 소중한 사람을 쉽게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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