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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 ㅣ 키득키득 키즈북 1
세나 케이코 글.그림,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즐길 수 있는 가위바위보!
이 책을 6살과 3살 두 딸 모두 좋아하리라 예상했는 데 역시 내 예상이 적중했다.
특히 가위바위보 이기고 지고 개념이 잘 자리잡히지 않은 우리 둘째와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무엇보다 하기 전에 신신당부를 하고 시작하지만 늘 끝은 진사람은 매우 슬퍼하는 아름답지 못한 결말로 치닿는 우리집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가위바위보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것. 그렇게 슬퍼하거나 화날 일이 아니고 더 나아가 이긴 사람을 가벼운 마음으로 축하해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표지부터 아이는 자연스럽게 책 놀이에 들어간다.
주먹에는 주먹을 대보고, 가위에은 가위를 대보고, 보에는 보를 대본다.
가위는 어려웠던지 이렇게 왼손으로 고정시켜서 따라해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
보를 만들어 대보니 우리 아이 손과 크기가 비슷하다. 더욱 즐거운 표지 탐색
이 책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요소가 가득이다.
햇님과 구름, 달님, 눈사람, 귤, 당근, 토끼....
아이는 친숙한 소재가 가득한 이 이야기에 푹 빠져든다.
처음에는 햇님과 구름이 가위바위보를 하는데 진 햇님은 구름 뒤로 숨는다.
아이는 한참을 찾는다. 앞장을 다시 오가면서.
"엄마, 햇님 어딨어? 햇님 어딨어?"
그러나 이내 새로운 게임을 하러 나타나는 주인공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렇게 마지막장까지 이르고 처음에 졌던 햇님은 이번에는 이겨서 잠꾸러기 아기를 깨운다.
"우리 잰이 그렇게 찾았던 햇님 여기있네?"
그러자 아이가 바로 한 말
"엄마 또 읽어줘!"
이번에는 제가 직접 이야기 속에 뛰어들고 싶은가보다.
그림을 보면서 아이가 가위바위보를 해본다.
역시 어떻게 하면 이기는 지 개념이 약한 세살이기에 햇님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해본다.
그래도 엄마는 "이겼다!"하며 엉터리 판정을 내려놓는다.
아이는 너무나 좋아서 함박 웃음.
또. 또. 구름이랑도, 눈사람이랑도 가위바위보 대결을 펼쳐본다.
이 장면에선 "손이 하나밖에 없네?"라고 몇 번이고 나에게 말하면서 안타까워했다.ㅎㅎ
그림을 보는 아이들의 민감성이란.
이래서 그림책은 아이와 함께 봐야 더 재미있고 내가 보지 못한 것까지 발견할 수 있다.
가위바위보라는 재미있는 말놀이에 흠뻑 빠져본 시간.
처음 바람처럼 책에는 누구나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잘 담아주었다.
그리고 진 주인공도 화내거나 슬퍼하지 않고 그야말로 쿨한 모습을 보여준다.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결과를 인정하는 멋진 태도!
아이도 이 책을 보면서 다음번 가위바위보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슬퍼하지 않기를. 더 담대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