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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시스터스
코코 멜러스 지음, 심연희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10월
평점 :
#블루시스터스
#도서제공
7월 4일, 니키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되는 날. 세 자매인 에이버리, 보니, 러키는 어머니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는다.
니키가 떠난 뒤 열두 달 동안 비워져 있던 집을 팔기로 했으니, 니키의 물건을 정리하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그 한 통의 메일은, 멈춰 있던 세 사람의 시간을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
유년 시절부터 불안정한 가정 속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생존해온 세 자매.
엄마와 자식 사이의 틈을 메우려 했던 에이버리와 니키, 그리고 그 바깥에서 애정을 찾아 헤맸던 러키와 보니.
그들은 니키의 죽음 이후, 슬픔과 죄책감 속에서 자신조차 외면한 채 살아왔다.
하지만 이번 만남을 통해 각자는 다시 자신을 마주하고, 상실을 견디는 법을 배워간다.
“우리는 그렇게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회복은 비로소 시작된다.
세 자매의 섬세하고 뾰족한 감정들이 때로는 부딪히고, 때로는 포옹한다.
현실적인 대화와 인물의 내면 묘사가 특히 인상 깊었고, 결국 사랑과 책임감으로 연결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삼남매의 맏이로 살아온 나는 에이버리처럼 책임감을 갖고 있었는지, 보니처럼 이해하려 애쓴 적은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끝내 엄마를 용서하고 이해하게 되는 세 자매의 모습은, 균형을 잃었던 가족이 다시 중심을 찾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결국 ‘어머니 대지’로부터 다시 힘을 얻은 세 자매는 서로를, 그리고 자신을 치유한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가족.
『블루 시스터스』는 그 복잡한 사랑의 결을 따뜻하고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아름다운 소설이다.
오랜만에, 마음이 조용히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