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 전 세계 학습혁명 현장을 찾아 나선 글로벌 탐사기
알렉스 비어드 지음, 신동숙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울까? 제목만으로도 읽고 싶었다. 나는 내 자식이 앞서가길 원하니까, 제대로 된 교육으로 확실하게 공부시키고 싶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부제인 '전 세계 학습 혁명 현장을 찾아 나선 글로벌 탐사기'라고 하니 나는 못 해본 세계 여행을 책으로나마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더 읽고 싶어졌다.


책을 다 읽은 지금,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어 너무나도 감격스럽다. 어떻게 한 개인이 이런 성과를 낼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저자인 알렉스 비어드는 10년간 영어교사로 재직했다. 학교에서의 한계를 느낀 저자는 모든 학생의 잠재력을 키우는 데 목표를 둔 글로벌 교육 네트워크 티치 포 올에 합류하게 된다. 그는 21세기 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뉴욕, 런던, 파리, 헬싱키, 서울, 홍콩 등 전 세계를 탐사했다.


선생님이 없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교육을 하기에 미래교육의 산실이라고 느껴지는 프랑스의 코딩 학교 에꼴 42, '메이커스 운동'을 만든 MIT의 미디어랩, 모든 아이에게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아이가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국의 명문학교 킹 솔로몬 아카데미 (KSA), 아이들을 관찰하고 아이들의 신호를 배우는 펜그린 유아교육센터, 상상이 지식보다 중요한 몬테소리 학교, 성장형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는 핀란드의 예술종합학교 히덴키벤 종합학교, 그릿을 배우는 KIPP, 마음챙김 명상을 배우는 브렝크스루 마그넷 스쿨, 실리콘밸리의 싱귤래리티 대학교 등 책을 보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많은 학교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미래교육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560쪽이 이르는 방대한 분량을 가진 책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많은 분량의 책을 언제 다 읽을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책을 처음 부분만 읽었는데도 바로 빠져들었다. 그래서 끝까지 정말 단숨에 읽어나갔다. <앞서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저자인 알렉스 비어드가 학교를 방문하고, 학교를 방문하고 느끼는 자신의 생각, 학교 관계자나 학생과의 대화를 빠짐없이 적은 책이다. 마치 1인칭 화자가 내레이션을 하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책으로만 보지만 상황이 눈에 펼쳐졌다. 그래서 많은 양이지만 쉽게 읽혔다. 그리고 소설 같은 이야기 장르는 아니지만 재미있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 없다. 우리가 10년 전에 지금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듯이 말이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10년 전의 성공 방식을 아이들에게 주입한다고 해도 아이들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치 농경사회의 성공 비밀을 지금 배운다고 성공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미래는 AI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직업들이 AI로 대체될 것이다. 마치 산업화 시대에 컨베이어 벨트와 기계의 발명으로 공장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것처럼 말이다.


우리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성공 방정식을 찾아야 한다.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것은 바로 창조력이다. 뭐든 새로운 생각을 하며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모습을 갖추기 위해 교육이 중요하다. 더 이상 책을 눈으로만 보고 머리로만 기억해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 직접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토론하고, 경험하고, 행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교육이 아이에게 도움이 될지, 책을 읽으면서 많이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내가 한국에 살고 있다는 것이 참 아쉬웠다. 책에 나오는 유명한 학교들에 아이를 보낼 수 없다는 사실은 절망스러웠다. 게다가 이 책에는 한국에 대해서도 나온다. 아이들이 12년 동안 수학 능력 시험이라는 시험을 보기 위해 하루 15시간 동안 공부만 하는 것, 수능날은 주식시장도 10시에 시작하고, 혹시라도 늦을 아이를 위해 경찰이 오토바이를 곳곳에 두고 대기하고 있는 것, 듣기 평가를 하는 시간에는 비행기도 날지 않는 상황을 비판적으로 적었다. 애국심에 불타올라 반박을 하고 싶지만, 그것이 사실이라 더 할 말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미래교육을 선도할 수 있을까? 결국 답은 대안학교밖에 없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홈스쿨링을 해야 할까? 미래는 인간 개개인은 AI를 당해내지 못하기에 협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AI는 할 수 없는 사람과 사람과의 협력을 통해 창조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홈스쿨링으로 혼자 공부한다면 그게 가능할까? 자기가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스스로 안다는 메타인지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남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활성화할 수 있다. 토론 없이 혼자 공부한다면 어렵다는 이야기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특히 교육계 관련) 이 책을 읽고 미래 교육에 대한 힌트를 얻어 현재의 공교육을 변화시키길 진심으로 바란다.


아직 오지 않을 미래, 교육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이들은 이미 타고난 학습자라는 사실이다. 아이들을 믿고 아이들의 잠재력을 끌어준다면 아이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안전하게 실패를 경험할 수 있는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아이들은 자란다. 알렉스 비어드의 말처럼, 궁금해하고, 상상하고, 스스로를 표현하고, 분석하고, 비평하고, 질문하고, 과학자들처럼 탐구하는 능력을 촉진함으로써 학습 그 자체를 즐기는 쪽으로 교육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에 대처하고,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도록 기본 인간의 품성인 '비인지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해야 한다.


기계 없이 다가올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 그렇다고 기계를 맹신하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기술을 현명하게 다루는 법을 배우고, 좋은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알렉스 비어드는 말한다. "궁극적으로 미래 직업의 대부분은 기초적인 수준 이상의 읽기나 계산 능력을 인간에게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그 대신 로봇이 실제로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로 인간적인 자질이 중요해질테고, 서로의 영양학적, 지적, 영적, 육체적인 필요를 충족시키고 도와주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이간은 더욱더 인간적이 되어야만 한다. 아이들을 그에 맞게 준비시키자." 502쪽


알렉스 비어드의 말처럼, 새로운 시대를 맞을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살아갈 미래를 창조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배움은 자기 자신의 능력만을 개발하는 고독한 행동이 아닌,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어야 한다. 저자는 교육을 완전히 뒤바꾸어놓을 만한 기술이나 혁신을 찾아 온 세계를 뒤졌지만 결국 결론은 교육의 미래는 결국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 내가, 우리 가정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지역사회로 퍼져나가면 된다. 개개인이 모여서 사회가 변화한다. 일단 나부터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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