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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미키친의 한끼밥상
서세연 지음 / 경향BP / 2019년 6월
평점 :
나는 육아휴직 중인 엄마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 있다. 삼시 세끼 매일 식사를 준비하는 엄마다.
내가 잘하는 요리가 몇 가지 있다. 육아휴직 4년 차가 되니 이제는 지겹다. 특히 저녁에 뭘 차리지 하는 고민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시작한다. 뭔가 다른 것을 만들어야 할 것 같은 강박감. 아이와 남편도 같이 먹을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하지만 결국 차리는 건 내가 잘 하는 그동안 많이 해왔던 요리들이다.
식단을 짜보려고 해도 어떤 요리가 있는지 잘 모르겠기에 선뜻 시작조차 하지 못한다. 내가 바라는 건 남이 짜준 식단표다. 식단에 대한 고민 없이 그대로만 만든다면 그 얼마나 효율적일까. 그런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이번에 새 책이 나왔다. 바로 <아로미키친의 한끼밥상>이다.
저자 서세연(아로미키친)은 95만 명이 구독하는 인스타그래머다. 먹는 걸 좋아해서 먹어 본 음식이나 맛집 메뉴를 흉내 내어 만드는 습관이 있던 저자는 무료한 하루를 달래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매일 먹는 밥상을 하나씩 올리면서 소통하니 즐거웠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그것도 단점이 있었다. 바로 1년 만에 살이 10kg이 찐 것이다. 저자는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해 굶거나 오래 실천하는 식단을 피했다고 말한다. 식단을 채소와, 잡곡 위주, 단백질 섭취, 덜 자극적인 음식으로 만들면서 예전 몸 상태로 회복했다. 그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은 '한끼밥상'이라는 책 제목답게, 한 끼에 먹을 수 있는 식단을 소개한다. 밥과 국이나 메인 요리, 반찬 두어 가지가 들어있는 일반 가정식 백반 말이다. 구하기 어려운 재료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냥 책을 펼치면 당장 만들 수 있다. 레시피도 어렵지 않다. 저자가 체험한 먹으면서 살을 빼는 방법이 충분히 가능하다.
이 책은 반찬이 필요 없는 솥밥, 닭고기 밥상, 돼지고기 밥상, 소고기 밥상, 두부·콩 밥상, 해산물 밥상, 생선 밥상, 별미 한 그릇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 주부가 저녁 식단을 짤 때 고민하는 것은 일단은 단백질이 되는 육류나, 생선, 두부 중에 무엇을 사용할 것인지다. 그다음 그 재료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한다. 이 책은 주부의 마음을 담아 단백질별로 식단을 짰다. 이제 <한끼밥상>이 있으니 단백질만 고르면 한 끼 식단이 끝이다. 이 얼마나 간편한가.
가족을 위해, 나를 위해 만드는 잘 차려진 한 상은 위로와 치유가 된다. 자존감을 높이는 생활 습관 중에서 '나를 손님처럼 대접하기'가 있다. 나 스스로를 손님으로 대우한다면 밥 먹는 시간도 달라져야 한다. 손님이 왔을 때 대충 냄비에 밥을 비벼서 줄 것인가? 아니면 예쁜 그릇에 담아서 맛은 당연하고, 눈으로도 만족스러운 음식을 내줄 것인가? 나를 손님으로 대우하려면 이 책 <아로미키친의 한끼밥상>은 많은 도움이 된다. 인스타그래머답게 예쁘게 찍힌 사진을 보며 나도 따라 만들 수 있다. 매일 먹는 예쁜 한상,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나도 아로미키친님처럼 나와 가족을 위한 정성스러운 음식을 만들고 예쁘게 담아서 인스타그램에 올려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냥 흘려가는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