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일기 - 오늘도 충분히 애쓴 하루였습니다
설기문 지음 / 학지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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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일기>는 일기를 쓰는 책이다. 고급스럽게 양장본이라 소장 가치도 높다. 표지에 적혀 있는 "오늘도 충분히 애쓴 하루였습니다."라는 문구는 읽기만 해도 치유된다. 마음일기는 '음을 되돌아보며 나에 대해 얻는 깨달음 일년 365일 언제라도 곁에 있어 줄 나의 일'

라는 말의 앞글자, 뒷글자를 딴 단어이다. 나의 마음을 되돌아보는 일은 쉽지만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학창시절 일기를 썼다. 학교에서 반강제적으로 말이다. 매일 아침 담임선생님이 일기장 검사를 하던 때가 떠오른다. 매일매일 똑같은 하루인데 다른 글을 쓴다는 것은 고역이다. 쓸 말이 없어서 노래 가사를 적기도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일기와 관련된 가장 안 좋은 추억은 바로 밀린 방학숙제 일기를 몰아서 써야 하는 개학 전날이다. 아, 일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우리는 강제 글쓰기라는 제도를 통해 일기를 끔찍하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글 쓰는 것은 정말 재미없고 귀찮은 숙제라고 느꼈다. 하지만 일기는 그런 것이 아니다. 사실 예전에 썼던 일기(심지어 노래 가사를 적었더라도)를 다시 읽으면 정말로 재미있고 유쾌하다. 가끔 손발이 오그라질 정도로 부끄럽기도 하다. 일기의 가장 큰 장점은 그 당시 상황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담임선생님이 없는 지금, 우리는 일기를 쓰지 않는다. 적더라도 간단히 그때의 상황만을 간단히 적는 정도? 사실 매일 일기를 적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예전에 쓰던 검사받던 일기와 다르게 일기를 쓰려면 일기를 쓰면서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 또한 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서 다른 글감이 계속 제공되어야 한다. 이 책 <마음일기>는 그 모든 것을 제공한다. 게다가 무수히 많은 혼자 쓰는 일기와 가장 큰 차별점이 있다. 바로 설기문 작자가 상담사라는 점이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내담자들이 상담을 받지 않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도구나 수단이 없을지 고민을 많이 해보았습니다. (중략) 하지만 상담 장면을 벗어나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생활환경 속에서 다시 스트레스를 받고 상담 회기 동안에 지지 받았던 자존감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중략).

하지만 내담자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자기를 살피면서 스스로 긍정성을 놓치지 않으며 용기와 자신감,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일기>를 만들었습니다. 이 책이 제시하는 주제에 따라 일기를 쓰듯 하루하루를 기록하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을 성찰하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기회를 갖기가 쉬워질 것입니다."

현대인의 감기라는 우울증으로 상담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1시간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은 생각보다 크다. 보통 상담은 1주일에 한번 진행된다. 상담을 받는 1시간 동안은 마치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넘친다. 하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다시 도루묵이다. 상담의 효과를 높이고, 상담을 받지 않아도 상담을 받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 책 <마음일기>는 정말로 좋은 책이다.


주어진 질문이 상담사와 1:1 상담하면서 나에게 직접 묻는 질문 같았다. 실제 상담에서도 상담사 선생님은 질문을 던지고 답은 내가 스스로 찾아간다. 일기를 쓰면서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상담사를 매일, 그리고 내가 원할 때면 언제든지 찾을 수 있다는 점은 아주 장점이다. 그렇게 질문에 답하면서 나조차도 잊고 있던 나를 만날 수 있다.


이 책<마음일기>는 다른 일기를 쓰는 책들과 다르게, 3번의 일기를 쓰고 난 뒤 나의 마음 상태를 스스로 측정할 수 있다. 스스로 마음일기를 쓰면서 얼마나 마음이 단단해지고 편안해졌는지 측정함으로써 일기를 꾸준히 쓰는 동기부여를 꾸준히 받는다. 


또한 매 6번의 일기를 쓰면 되돌아보기와 함께 직접 색칠할 수 있는 만다라 그림이 나온다. 만다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중심', '근원', '원'을 뜻한다. 인도를 비롯한 여러 문화권에서 성스러움, 완전함, 일체 등을 의미하는 상징물로 여겨지며, 명상 수행의 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만다라 그림을 그리면 자연스럽게 나를 드러내고 정화하면서 스스로 문제의 원인을 자각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마음 일기를 쓰면서 따로 컬러링 북을 살 필요 없이 만다라 그림을 함께 그리면서 나를 더욱더 잘 알게 된다. 

<마음일기>는 넉넉하게 200장이 넘는다. 판형도 넉넉한 정사각형으로 원하는 만큼 충분히 일기를 적을 수 있다. 책에 나와있는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자존감도 한껏 올라감을 느낄 수 있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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