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꼭 읽어야 할 책을 딱 하나만 고른다면 나는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엄마, 내 마음을 읽어주세요>의 뒤표지에 있는 추천사 중에 하나다. 이 추천사와 나의 생각은 똑같다. 단 하나의 책만 읽어야 한다면 단연코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의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육아에 대한 조급한 마음을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자연이 행하는 아이의 발달 과정을 담담히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40년간 연구한 고든 뉴펠드라는 발달 심리학자의 이론을 바탕으로 지어진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데보라 맥나마라는 30여 년간 아동,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 교육과 상담을 해온 상담사이자 교육자이다. 저자의 풍부한 임상경험과 발달 심리학의 탄탄한 이론이 한 권의 책에 담겨있다. 아이의 발달을 알게 되니 그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아이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주석 빼고 363페이지에 이르는 이 책은 한 문장으로 옮기자면 '아이의 자연적인 발달을 바라보며 인내하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아이를 놀게 해주어라.'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대체 우리 아이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물어봤을 때 아무 설명 없이 그냥 '아이의 발달 과정을 기다리세요.'라고 말한다면 이해가 안 된다. 하지만 아이의 발달과정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해주고 아이의 행동 뒤에는 발달상의 이유가 있음을 알고 나 '아이를 기다려라'라고 말하면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아이의 발달과정을 이해하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된다. 심지어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지금 왜 이런지도 알게 되었다. 책에서는 발달 과정은 무조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부모가 충분한 지지를 해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를 키우는 데 부모의 역할이 정말 크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5~7세 전의 아이를 키울 때 얼마나 잘 해야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애착 육아에 대해서 다룬다. 애착이라는 말이 나에게는 족쇄처럼 들렸다. 엄마가 아이에게 24시간 눈을 떼지 않고 아이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애착이란 내가 생각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아이가 부모를 믿고 부모를 안전한 지지기반으로 삼아야 스스로 세상에 나아갈 수 있다. 아이가 부모를 믿고 자기가 보살핌을 받는다고 느낄 수 있도록 부모가 행동하는 것이 애착의 핵심이다. 하루 종일 무심하게 아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바라보는 순간순간 아이의 눈을 맞추며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부정적으로만 바라봤던 불안이 행동의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또한 눈물은 아이가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아이도 자기의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바로 눈물을 통해서다. 아이가 눈물을 흘릴 때 부모가 옆에서 그 감정을 인정해주면 아이는 부질없음을 받아들이고 적응을 한다. 모든 감정은 다 이유가 있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에 집중하지 않고 감춰진 감정에 더 집중해야겠다. 내가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은 아이는 잘 모르는 자기가 겪고 있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아이의 모든 감정을 다 받아들이는 것이다. 작가의 말대로 우리가 먼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용납될 수 없는' 면을 받아들이겠는가?
책에서는 감정 코칭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알려준다. 왜 아이들이 놀아야 하는지, 떼쓰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수면 교육 방법과 배변 교육의 방법까지 안내해준다. 정확하게 따르라는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책을 읽으며 나의 육아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아이에게 명령, 의무, 기대, 요구, 지시하기 전에 아이의 저항감을 낮출 수 있는 마중 의식은 아주 유용했다. 마중 의식이란 아이의 시야에 들어가 눈을 맞추고 가능하다면 아이의 미소를 끌어내는 모든 행동을 말한다. 누가 나에게 명령하기 전에 나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고 인정한다면 명령이라도 흔쾌히 하고 싶을 것이다. 내 아이도 당연하다. 마중 의식을 당장 내일부터 실천하겠다.
아이를 훈육할 때 '엄마 갈게, 잘 있어'라고 하는 등의 분리 기반 훈육 방식을 많이 사용했다. 이런 분리 기반 훈육 방식은 당장엔 효과가 있지 얼마나 아이에게 독이 되는지 깨달았다. 그동안 그 방식을 사용해서 훈육을 한 나의 모습을 반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