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그렇다. 수도원의 역사가 아니라 <기독교 수도원의 역사>라고 해야 정확하다.(저자에 의해서 번역된, 칼 수소 프랑크의 동명의 책이 있다.) 이 책은 예수 이후 기독교 수도원의 창설과 발전, 몰락과 재창립한 수도원의 오늘날을 다루고 있다. 초기 교회의 금욕적인 수도생활의 패턴이 이미 그리스 로마 문화에 있었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떼제 공동체, 라브리 공동체 같은 개신교 공동체도 수도원의 역사에 끼워놓고 있던데 떼제 공동체는 애큐메니컬한 성격에서, 라브리 공동체는 독신 수도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를 좀 뒀어야 하지 않나 싶다. 하긴 저자의 수도자 전제엔 독신 서약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책의 논리에 따르자면 아무 문제 없는 분류지만 천주교 신자(나일론이지만)인 나에겐 좀 거부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