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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날아다니고 물이 거꾸로 흐르는 곳 - 꿈 작업 Dream Work을 통한 무의식의 지혜 탐색, 증보판
제레미 테일러 지음, 이정규 옮김, 고혜경 감수 / 동연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꿈 작업을 통한 무의식의 지혜 탐색`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꿈이 지닌 에너지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필자는 보편구제주의의 안수를 받은 목사이자 신학박사로 `살아 있는 가장 경험 많고 통찰력이 뛰어난 꿈 탐험가`로 불린다고 한다. 그림자나 아니마, 아니무스 등의 용어 인용에서 알 수 있듯 꿈과 무의식에 대한 많은 부분을 융의 정신분석학에서 개념을 가져왔다. 그런 후 그런 개념들이 꿈을 통해 어떻게 나타나고 개인에게 영향에 관해, 필자가 해온 수십 년 간의 꿈 분석 작업을 토대로 자세히 설명했다.
꿈은 무의식을 보여주는 창이고, 우리 인간은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지닌 존재이나 현대사회로 들어서면서 의식의 세계에 편향되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깨진 균형은 개인과, 그 개인이 모여 이루어진 공동체에 비극과 슬픔을 가져온다. 따라서 인간은 무의식이 전하는 내면을 들여다보며 자신을 점검할 필요가 있고, 그 무의식으로 향한 통로가 바로 꿈이라는 것.
다만, 꿈은 우리가 살아가는 선형적인 세계와 달라서 여러 상징과 은유의 이미지를 언어로 삼아 소통하려 하며 보여주며 다층적인 의미를 전달한다. 그것은 개인의 의식 속에서는 떠올리기 힘든 육체적, 정신적 건강과 억눌린 감정, 좀더 돌보아야 할 정서 등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어, 지하실에서 열린 파티장으로 내려간 한 여성이 파티장에서 사람들로부터 소외를 당하고, 들고 있던 핸드백 속에 고기가 썩어가는 것을 본 꿈은 방광에서 자라고 있는 악성 종양을 의미하는 동시에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겪는 성차별에서 받은 상처를 의미하기도 한다.
개인은 꿈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투사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그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치유하며 앞으로의 생활과 삶에 대한 지침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꿈 속에선 개인이 억압한 그림자의 모습들이 나타나는데 필자는 이를 직면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정 소수자에 대한, 혹은 약자에 대한 혐오는 자기 안의 억제된 그림자를 인정하지 못해 비뚤어지게 투사된 결과라는 것이다. 그로 인해 벌어진 비극은 전쟁과 학살, 성차별, 인종차별 등 인류가 갖고 있는 고질적 병폐들이다. 따라서 개인의 꿈을 통한 치유와 무의식의 직면은 이런 병폐를 막을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꿈의 기능은 이런 치유와 암시에서 그치지 않는다. 꿈을 통해 개인은 집단무의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과 소통을 통해 인류의 의식은 `진화`한다. 개별적인 삶에서 깨달을 수 없는 인류의 지혜와 치유의 힘을 꿈을 통해 접할 수 있으며 인류의 영적 진보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꿈은 우리가 의식 세계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말을 걸어오지 않는 까닭에 꿈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사람들과 나누며 깨닫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꿈 그룹이다. 책에서는 꿈을 기억하는 방법, 기록하는 방법, 그리고 모임을 조직하며 토의를 이끌어나가는 과정에 대한 실용적인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