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가는 기분 창비청소년문학 75
박영란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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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나는 죽지 않겠다> <편의점 가는 기분> 등 일련의 청소년 소설들 속에서, 경제적으로 소외된 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왜 이렇게 성숙하기만 할까요. 고난이 인간의 성숙을 촉발한다는 것에 이의를 달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그 방향이 자로 잰 듯 반듯반듯 하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반듯하지 못한 대부분의 독자들에게 이 인물들은 오히려 소외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요. 작가들이 어른임을 감안할 때 이런 성장통을 다룬 이야기들이 ‘어르신들의 좋~은 말씀’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불만만 잔뜩 늘어놓았는데 재미있어서 한숨에 다 읽었습니다. 흡입의 원동력은 미스테리입니다. 작가는 인물들의 사연을 시간 순서대로 늘어놓지 않습니다. 행동부터 보여주며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갖게 한 뒤 양파 까듯 하나 하나 밝히고 있지요. 개발되지 못한 구시가에도, 날림공사 원룸건물로 빼곡한 신시가에도 가난은 포진해 있습니다. 그를 이겨내는 것은 열심히 공부해서 돈 많이 버는 사람 되서 나도 떵떵거리고 사는 데 있지 않고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를 보듬는 데 있구요.








* 그래서 불은 누가 질렀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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