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고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요
이훈구 지음 / 이야기(자음과모음)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사건에 관한 링크(나무위키) https://namu.wiki/w/%EC%9D%B4%EC%9D%80%EC%84%9D(%EB%B2%94%EC%A3%84%EC%9E%90)

이은석 씨가 5월 11일, 15일 부모에게 꾸중을 듣고 집에서 부모와 안 마주치려 방에서만 기거하다 부모가 없을 때 의식주를 해결하는 모습은 <위저드 베이커리>의 주인공을 닮았다. 그 주인공이 계모를 살해하지 않은 것이 대단하다는 느낌. 물론 위저드 베이커리라는 환상의 피난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이야기. 당연히 현실의 은석이에겐 그런 곳이 없었다. 그렇게 수없이 봤던 양질의 영화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같은 고전도 그에겐 오히려 머릿속 폭력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하는 기폭제가 되고 말았다.

또한 마음에 고인 분노와 억압된 욕망, 풀지 못한 갈등을 일기 열심히 적는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다. 가능한 자격 있는 치료사와 공감의 과정을 거치며 표현하고 승화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했다.

이은석 씨의 대인기피, 무기력, 회피성 등은 상대적 묽은 농도로 나 역시 담고 있다. 지금 나의 위치는 부모다. 그 관점으로 이 책을 오래오래 생각할 것이다.

나무위키에 의하면 이 책은 동의를 얻어서 출간한 것이 아니라 소송제기를 당했다고 하는데, 책에는 저자가 이은석 씨에게 일기를 인용할 것에 대해 허락을 맡는 장면이 나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