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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에서의 사유 - 청년 문화연구가 최태섭의 삐딱하게 세상 보기
최태섭 지음 / 알마 / 2013년 9월
평점 :
문화평론가. 썩 멋진 표현이다. 하지만 모서리에서의 사유를 쓴 저자 최태섭은 책의 제목처럼 자신을 모서리에 있는 인간으로 비유한다.
모서리라 무슨 말일까? 위태위태한,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그런 위치에 선 것은 비단 저자뿐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런 저자의 눈에서 바라본, 우리들의 눈 앞에서 펼쳐진 대한민국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모서에서의 사유는 웃지 못할 헤프닝, 혹은 깊은 빡침을 느끼게 하는, 때로는 스스로에게 대입시켜보는 그런 다양한 주제에 대해 최태섭이 그동안 썼던 글을 모아 정리한 책이다. 경제서적이나 정치서적, 혹은 사회 비평 등 책에 붙을 수 있는 수식들은 다양하지만 나는 모서리에서의 사유를 대한민국 문화비평서라고 소개하고 싶다. 사회현상이나 정치, 연예 모든 것이 대한민국의 문화일테니 말이다.
저자 최태섭이 모서리에서의 사유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양하다. 걸그룹 아이돌에서부터 정치까지, 그가 그동안 말해온 이야기들의 주제는 다양하지만, 이것들을 종합해 이야기하자면 대한민국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바야흐로 세계화의 시대에서 대한민국의 이야기만 다룬 것이 단지 책 모서리에서의 사유의 주제 때문일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짤막짤막하게 이야기되는 대한민국의 '주제'들에 대해 책 한권은 다양한 생각과 고민들을 만들어낸다. 저자인 최태섭이 어느쪽에 편중되어 이야기를 했다면 오히려 생각이 편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는 항상 가운데에서 사건을 두루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이러한 하나의 주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그리고 부정적으로. 다양한 시선을 지닌 저자의 안목은 모서리에서의 사유를 읽는 내내 짧은 칼럼 형식으로 된 글을 곱씹게 만드는 힘이 있다.
사실 긴 글을 잘 읽지 못하는 나에게 모서리에서의 사유는 짧은 토막 단위의 글들이 하나한의 주제를 담고 있고, 읽는 이로 하여금 다시 생각하고 곱씹게 만드는 부분에서 무척이나 호감이 가고, 저자 특유의 시니컬하면서도 긍정적인 기운을 북돋아주는 부분도 썩 좋았다.
저자가 모서리에서의 사유에서 이야기한 주제 중 하나처럼 대한민국에서는 정말 수 많은 사건들이 쏟아지고 있다. 짧게는 일주일, 아니 하루에도 말이다. 지금은 지나간 일이지만 되돌아보면 그런 일이 있었지 라는 생각에 우리 문화를 조금 더 명확하게 바라보고 이전과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나도 모르게 하는 것은 모서리에서의 사유가 가진 순기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