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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위의 신 - 종교는 어떻게 인간의 성을 왜곡하는가
대럴 W. 레이 지음, 김승욱 옮김 / 어마마마 / 2013년 10월
평점 :
미리 말해둘 것은 침대위의 신은 종교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가 억압하는 성을 다룬다는 점이다. 종교가 어떻게 성, 정확히는 성행위에 대해 억압하고 이를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이후 그것에 대한 문제점을 파헤치고, 더 나아가 정확한 성과 성행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사실 성행위라는 단어 자체가 미성년자나 보수적인 사람들이 보기에 껄끄러운 주제일 수 있겠지만, 이마저도 어떻게 보면 성행위라는 것 자체가 부정적이고 부끄러운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책은 이야기한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성행위 자체보다 종교가 왜곡하고 통제하는 성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그리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보다 깊숙한 이야기로 종교와 성에 대해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과정은 흥미롭기도 하고 동시에 종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종교의 억압이 오히려 반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는 특히나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목사가 비리를 저지르거나 불륜을 저지르는 이야기를 우리는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종교는 억압을 통해 죄책감과 수치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오히려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종교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의 모든 것이 옳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크게 5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종교의 XX 죽이기, (책에서는 성행위를 그 자체로 표현하지만, 심의등을 고려하여 XX로 표기한다.), 종교만 모르는 인간의 생물학, 신이 잊어버린 성의 문화인류학, 신의 도그마에 맞선 인간의 심리학, 종교에게서 인간에게로다.
다소 무거운 주제이지만 위트있는 내용으로 중간중간 분위기를 전환시켜주는 저자의 센스는 반갑기도 하다. 단순히 무거운 종교의 이야기와 논문에서나 나올 법한 논증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례와 다양한 주제를 세부적으로 다루어 처음 읽는 사람이라면 관심이 가는 주제부터 시작하여 읽는 것도 이 침대위의 신을 읽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책을 처음 받아드는 순간 당혹스러움이 엄습했지만, 예상외의, 종교의 이면을 들추거나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 그리고 종교가 중심이 된 성에 대한 이야기들은 단순히 성교육 이상의 종교와 결합된 또다른 시선을 갖게끔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