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라디오 키드 -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유쾌한 빈혈토크
김훈종 외 지음, 이크종 그림 / 더난출판사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지금은 MP3를 넘어서 핸드폰에서 노래나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시대지만, 십여년 전만 하더라도 라디오를 통해 노래를 듣고, 그 노래를 녹음해 듣던 시절이 있었다. 라디오 키드라디오키드는 그 시절의 세 소년들, 지금의 세 남자의 이야기다.


자신의 이야기를 적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자신이 겪은 이야기들을 솔직담백하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용기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가능하다. 남에게 들려주고 싶은 자신의 이야기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남에게 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것일까.


20세기 라디오 키드의 부제는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유쾌한 빈혈토크다. 남자는 늦게 철든다고 한다. 단지 남자와 여자의 성을 구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릴 적에는 정말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어른이라는 짐을 짊어진 것이 너무나 무거워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아이러니일까, 아니면 모순일까.


철들지 않았다는 것은 현실에 안주하거나 기대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졌다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시절에 자신의 장래희망을 가감없이 말했던 철부지 어린 소년 시절의 나처럼 말이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너무나 일찍 철을 들고 말았던 것은 아닐까.


20세기 라디오 키드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서 말한 라디오를 듣던 시절의 소년들, 그리고 지금은 라디오 PD가 된 세 남자. 응답하라 1992나 1994처럼 풋풋하면서 애절한, 그리고 한 편으로는 욕망가득한 여러 이야기는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 등 자신의 추억들을 하나하나 밝힌다. 마치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듯이 솔직담백하다는 것이 이 책의 평가다.


이 책에는 흔하디 흔한 꼰대들의 설교가 없다. 단지 어머니의 말씀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였다는 솔직한 경험담,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 첫사랑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어쩌면 화끈하게 밝혀버리는 것은 읽는이에게 그 당시의 풋풋함, 안타까움을 느끼게끔 한다. 지금은 일어버린 철, 그리고 열정과 청춘을 20세기 라디오 키드를 통해 괜히 한번 더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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