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나다 1 - 헬로 스트레인저 길에서 만나다 1
쥬드 프라이데이 글.그림 / 예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서울에 살게 된 지도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이제 6년 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이라는 곳에서 제가 다녀본 곳은 그리 많지 않네요. 흔히 국내 여행을 간다고 말하면 바다나 산, 유적지 등을 생각합니다. 지역을 서울로 한정할 경우 남산타워나 63빌딩 등 사실 여행이라고 할 만한 곳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단지 저만 그런 걸까요?


만화 에세이, "길에서 만나다"

"길에서 만나다"는 네이버에서 연재 되던 웹툰입니다. 지금은 완결되었고, 이렇게 책으로 1,2권으로 나뉘어져 출판된 상태죠. 개인적으로 만화를 좋아하지만 "길에서 만나다"는 단순히 만화책이라고 말하기 껄끄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작가의 다양한 글귀들이 만화 중간중간 섞여 들어가 있는데, "길에서 만나다"는 만화보다는 만화 에세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 남녀가 서울의 길가에서 우연히 만납니다. 그리고 다시 만납니다. 이 넓은 서울에서 전혀 모르는 두 남녀가 또 다시 만나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저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야기를 참 좋아합니다. 지식뿐만 아니라 우리가 걸어 다니는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에는 그저 지루한 출퇴근 길이던 그곳이 누군가에 의해서, 또한 어떤 사건에 의해서 새롭게 재해석 될 때가 있습니다. 혹시 다들 경험해보셨나요?



익숙하지만 색다른 길

"길에서 만나다"는 사실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지 명확히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때로는 걷고, 고민하고, 즐거워하고, 경험하고, 배우는 일상적인 우리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단순히 연애물이라 이야기하기에는 달달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것이 단순히 그것뿐만은 아닌 것 같고, 여행, 혹은 걷기를 권장하는 만화라 하기에는 책을 읽은 후에 당장이라도 밖에 나가 걷고 싶어지게 하지만, 달달한 이야기도 너무 매력적입니다.


사실 이 책을 읽을 때, 이 책이 무엇을 이야기하는 가는 중요하지 않은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이야기를 읽고 내 가슴에 무언가가 남았다면 충분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누군가에 의해 똑같은 길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릴 때 뛰놀던 놀이터가 지금에 와서 가보면 낯설면서도 그립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익숙함과 동시에 지금은 경험할 수 없는 낯설음이 있어서일 것입니다.



책을 읽고 난 후의 서울은 왜 이리도 걷고 싶어지는 곳이 되어버린 걸까?

한 편으로는 이 "길에서 만나다"가  걷기를 권장하는 만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족하면서 매력적인 캐릭터의 등장,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이라는 곳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매력적인 서울의 길은 단순히 하나의 요소일 뿐 그 곳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이야기의 매력은 더욱 높아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성적인 그림체와 색채, 시덥지 않지만 귀여운 등장인물들의 대화. 서로 얽히고 섥히며 살아가는 이야기.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서울, 그리고 그들이 걸어다니는 서울의 길은 내가 그동안 걸었던 서울의 길과 다르게 너무나 매력적이게 보입니다. 평소에 쉽게 지나치던 서울의 길에서 작은 행복이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큰 행복이나 행운만을 바라며 살아오면서 작은 행복을 놓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씨입니다. "길에서 만나다"는 날이 맑아지면 카메라를 들고 서울의 어딘가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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