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하고 게으르게
문소영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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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민음사 첫 번째 독자로 선정되어 읽게 된 문소영 작가님의 <광대하고 게으르게>. 사실 이번 독서가 작가님의 책 중 처음 읽어보는 책이고 에세이는 굳이 찾아서 읽는 경우가 없었던지라 여러 가지로 새롭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책을 읽어보기에 앞서,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책을 산 적이 한두번이 아닌 나로써 표지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의 표지는 종이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주는 코팅되지 않은 느낌이라 손으로 쓸어내릴 때의 감촉이 정말 좋았다. 책을 읽는 내내 기분 좋은 촉감을 느끼면서 책을 읽었다. 느긋하고 사색적인 느낌을 주는 표지 그림도 마음에 들었고.

미술과 관련된 책도 쓰시고 미술 기사를 쓰시는 미술 전문 기자답게, 책 내용의 곳곳에서 여러 회화작품들이 들어가 있었고 더불어 몇 편의 영화 이야기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알지 못했던 화가의 회화작품을 인터넷에 검색해서 더 찾아보거나 책에 삽입된 삽화를 오랫동안 보기도 했다. 책은 일상적인 사소한 일을 솔직하게 풀어내어 웃음 짓게 만드는 글에서부터, 역사나 사회분야에 이슈를 가져와서 작가님의 통찰력을 볼 수 있는 날카로운 글까지 작가님의 다양한 글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챕터는 ‘2부: 불편하게’ 부분이었다. 범죄 피해자에 대해 사람들이 아무생각 없이 내뱉는 말, 타인의 고통에 호기심을 느끼며 이를 공유하는 태도, 무분별한 공장식 가축 사육에 대한 이야기 등등의 글을 읽으면서 화도 났고 내 행동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세상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마냥 예민하다고 볼 게 아니라, 좀 더 살만한 세상으로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 사람들 마음속에 내재된 편견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조급해지기도하고, 생각 없이 했던 언행들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도 생긴다. 그런 부분들을 집어낸 글들을 읽으며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책의 챕터 제목처럼 ‘게으르게, 불편하게, 엉뚱하게, 자유롭게, 광대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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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었던 책 속 인용문.

“모성이라는 명목으로 여성들에게 덮어씌우는 굴레가 많으니까요. 그것에 대해 저항을 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모성은 반드시 아기를 직접 낳아서 키우는 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자기 자식만을 싸고도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모성은 타인을, 특히 약자를, 아우르고 포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부당한 희생만을 가용하고 좁은 가정의 틀에 갇히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겁니다.”

“그가 나를 바라볼 때 내 결핍이나 불완전함을 의식하지 않고 나를 있는 그대로 행복하게 바라보기 때문에”

“우리는 타인이 우리를 판단하는 잣대로 우리 자신을 판단한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해 무슨 말을 하건, 타인의 판단이 거기에 들어간다. (중략)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옥에서 살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타인의 판단과 평가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는 언제나 거기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 우리는 그 당연한 것들에 대해서 냉담하다······. 그래서 그 당연한 것들은 슬퍼하면서 어느 날 우리를 떠나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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