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거릿 대처 암살 사건
힐러리 맨틀 지음, 박산호 옮김 / 민음사 / 2018년 10월
평점 :
사실 힐러리 맨틀 작가님의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어서 정말 호기심어린 마음으로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 읽어보는 작가님의 작품에 대한 설렘을 가지고 책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이번 작품인 <마거릿 대처 암살사건>은 10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단편집이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여성들로 설정하여 우리가 살면서 겪을 법한 일들을 풀어냈다. 솔직히 읽으면서 불편하고 우울한 내용의 이야기들이라서 읽으면서 참 기분이 묘했다. 사람들이 사는 실상을 너무 솔직하게 보여줘서, 내가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이 너무난 분명하게 느껴져서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 인간이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겪는 일들이 이야기 속에서는 너무 현실적이었고 그만큼 생각도 많아졌다.
기억에 남는 단편 중에서 첫 번째 단편인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라는 단편에서 화자인 여성의 시선으로 이슬람 국가의 여성들이 받는 차별들을 보여주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된 이자즈라는 남성이 계속해서 주인공의 집을 방문하며 무례한 언행도 하여 결국 주인공은 남편의 도움을 통해서 집에 찾아오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 상황에서 ‘여자’인 내가 어떻게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일을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말이 너무나 깊이 와 닿았던 것 같다.
다음은 ‘겨울 휴가’라는 단편에서 나온 부분이다. 단편의 내용 자체가 충격적이었던 것도 있었지만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말이 정말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내 지금 상황이 행복하지 않아서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표면적으로는 행복해 보일 수 있을지언정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행복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최근에 읽었던 레이먼드 카버 작가님의 <대성당>이 떠오르는 책이었다. 그 작품 또한 인간의 생생한 이면을 고스란히 보여줘서 읽으면서 참 우울해지는 책이었는데 <마거릿 대처 암살사건> 또한 그랬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인간 삶의 가장 적나라하고 현실적인 부분인데 읽으면서 우울했던 이유는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은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작가님의 다른 작품에 대한 호기심과,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지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이었다.